그러나 성매매가 감소한 것은 결코 아니다. 요즘 서울 등 대도시 곳곳엔 퇴폐 안마시술소·스포츠마사지·대딸방(유사 성행위업소)과 같은 각종 퇴폐업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활황을 누리고 있고, 정부 단속으로 영업이 막힌 집창촌 여성들이 이들 퇴폐업소로 마구 흘러 들어가고 있다. 집창촌에서 억눌린 성매매 행위가 오히려 사무실 빌딩, 주택가, 학교 근처 등 ‘고객’ 곁으로 바짝 다가가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지난 9일 밤 1시, 서울 구로3동 지하철 2호선 부근. 안양 쪽으로 이어지는 시흥대로 주변엔 ‘○○안마’ ‘○○스포츠 마사지’ 간판 10~20개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3층짜리 빌딩 2층 입구로 올라가니 카운터에서 “쉬고 가실 건가요?”라고 물었다. 가격은 18만원. 안마(8만원)와 서비스(성행위를 말함·10만원)를 합친 가격이다.
◆급증하는 거리의 성매매업소=퇴폐 성매매업소가 급증세다.
전국적으로 안마시술소는 2003년 760곳에서 2006년 말 1000여곳으로 늘었다. 서울시내에만 230여개가 영업 중이다. 이들 중에는 건전한 안마시술소들도 있지만, 성매매 영업을 병행하는 곳이 많다. 대개 5만~6만원을 받고 유사 성행위를 하는 휴게텔, 스포츠 마사지, 대딸방 등은 당국에서 수치를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고 있다.
서울 장안동의 경우 60여개의 퇴폐 업소들이 10m 간격으로 대로변에 간판을 내걸고 있다. 그 뒤편으로는 아파트, 빌라 등 주택가가 자리잡고 있다. 강남지역 역시 강남역 4거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4거리, 선릉역 4거리, 삼성역 4거리 등 테헤란로 번화가 일대에 퇴폐업소가 몰리고 있다. 퇴폐업소들의 호객 행위도 대담해졌다. 호객꾼(일명 ‘삐끼’)들은 주택가 골목에서도 낯 뜨거운 명함 전단지를 뿌리며 행인들을 붙잡는다.
◆썰렁한 집창촌=반면 집창촌은 울상이다. 10일 밤 서울 용산역 근처 집창촌. 몇몇 여성들이 쇼윈도 밖으로 나와 호객행위를 하지만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김민정(26·가명)씨는 “지금은 안마시술소나 이발소에 가면 숨어서도 쉽게 돈 벌 수 있는데 누가 이런 데서 일하겠느냐”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미아리 텍사스’에서 5년간 집창촌을 운영한 50대 여성업주는 “정부 단속 때문에 이제 장사 접어야겠다”고 말했다. 2000년 100여개 업소, 300~400명 여성이 있었던 용산 집창촌은 현재 50여개 업소, 120여명이 남아 있는 상태다.
집창촌 업주 모임인 한터전국연합 강현준 사무국장은 “성매매특별법 실시 이전 1800명 가량 되던 서울의 5대 집창촌 여성 인구가 현재 600여명으로 줄었다”며 “빠져나간 여성들의 30%는 해외로 나갔고, 40%는 각종 퇴폐업소에 음성적으로 숨어 있고, 30%는 온라인 채팅이나 개인 호객행위를 통해 성을 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