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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달 들어 ‘중신용 대출 특판’을 시작했다. 최저금리를 0.6%포인트 인하하고, 연말까지 한도도 확대하기로 했다. 특판 마감은 연말까지다. 이날 기준 카뱅의 중신용 대출 금리는 연 4.09~15%다.
케이뱅크도 이날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상품 3종의 금리를 모두 내렸다.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대출 갈아타기 상품인 ‘신용대출로 갈아타기’ 금리는 연 3.3%포인트 인하해 최저 연 4.26%, ‘마이너스통장 대출로 갈아타기’ 금리는 연 1.87%포인트 낮춰 최저 연 5.99%가 됐다. 중·저신용 고객 전용 상품인 ‘신용대출 플러스’ 금리도 연 0.14%포인트 내린 최저 연 4.25%로 제공된다.
하지만 대출 목표를 맞추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고신용자보다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무턱대고 늘리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분기 기준 28.7%로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랐지만, 목표치(30%)엔 미달하고 있다. 3분기 중·저신용대출 잔액은 약 4조1000억원으로 1년 전(약 3조원)보다 1조원 넘게 늘었다. 케이뱅크도 전날 실적을 발표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지난달 말 기준 27.4%라고 밝혔으나 목표치(32%)에 아직 못 미친다.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도 8월말 기준 35.6%로 3사 중 가장 높지만 목표치인 44%까지 8.4%포인트가 남았다.
그러는 사이 연체율도 올랐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연체율은 8월말 기준 카카오뱅크가 1.68%, 케이뱅크 4.13%, 토스뱅크 3.4%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에 인터넷은행들도 대손충당금을 늘리며 연체율 증가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충당금 잔액은 3662억원으로 작년 3분기(2207억원)보다 65.9% 늘었다. 케이뱅크는 3분기 역대 최대인 약 63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작년 동기(321억원)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토스뱅크도 충당금을 늘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과 연체율을 동시에 관리하는 근본적인 ‘딜레마’를 겪고 있는 만큼 대출 비중이나 산정 방식 등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산정 방식을 ‘잔액’ 기준에서 ‘신규 취급액’으로 변경하는 안 등이 주로 거론된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지금 같은 고금리 상황에선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30~40%에 달할 경우 건전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