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9 안 팔린다고?” 기아, 해외 공략해 돌파구 찾았다

E-GMP 기반 전기차 출하량 월 1만대 유지
기아 전기차 인기 속 EV9 꾸준히 증가세
유럽 주요국서 판매 개시…충전 편의 ‘OK’
경쟁자 없는 美 시장 본격 진출…내년 노린다
  • 등록 2023-11-15 오전 6:00:00

    수정 2023-11-15 오후 10:12:30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기아 순수전기차가 해외 시장에서 점차 판매 확장에 돌입했다. EV6가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기아의 야심작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을 유럽·미국 등 주요 시장까지 판매 지역을 넓히면서 올 연말부터 내년까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아 EV9. (사진=기아)
15일 관련 업계 및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EV에 따르면 기아(000270) E-GMP 기반 전기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총 1만645대로 전년 동월 대비 63% 늘었다.

기아 E-GMP 기반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꾸준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량과 밀접한 도매 판매량의 특성을 고려하면 매월 1만대 수준의 출하량이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연간 누적 기준으로는 지난해 1~10월 대비 43% 증가한 9만7369대를 기록해 생산·판매 호조가 이어지는 중이다.

E-GMP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통합 플랫폼으로 모듈화·표준화를 통해 차량 유형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기아는 이를 활용해 지난 2021년 EV6를, 올해 6월에는 EV9을 각각 국내외 주요 시장에 출시했다.

특히 기아 플래그십 SUV 전기차인 EV9은 99.8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01킬로미터(㎞)로 기아 전기차 중 가장 길고, 3열짜리 차량인만큼 실내 공간 역시 넓다. 기아의 E-GMP 기반 플래그십 전기차인 EV9 도매 판매량은 올 9월 6000대를 넘기며 정점을 찍었다 잠시 소강했다. 지난달 모델별 판매량을 보면 EV6가 5855대, EV9이 4790대 각각 출하됐다. 다만 2000대를 밑돌던 판매 초기 대비 네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아의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기아가 EV9의 핵심 시장을 미국, 유럽 등 국외로 점 찍은 만큼 상승 기회도 남아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달 열린 EV데이 행사에서 EV9에 대해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는 중상급 가격대이기 때문에 판매가 좋을 것”이라며 “초기 론칭 상황이지만 반응이 좋다”고 언급하며 이같은 전략을 드러내기도 했다.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EV9은 이달 초부터 영국까지 시장을 확장했다. 지난 5월 유럽향 EV9을 최초 공개하며 기아 전기차 우수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전기차 공공 충전기와 손쉬운 호환이 가능한 ‘플러그&차지’(Plug&Charge) 기능도 탑재해 경쟁력을 높였다.

기아는 플래그십 전동화 SUV ‘기아 EV9’을 앞세워 유럽 자동차 시장에 나서기 위해 지난 5월 15~30일 ‘기아 브랜드 써밋’을 개최하고 유럽향 EV9을 선보였다. (사진=기아)
핵심 시장인 미국 진출도 본격화한다. 미국에서는 오는 27일까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판매를 진행하며, 28일부터는 본격적인 계약에 돌입한다.

기아 전기차가 미국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EV9 역시 높은 호응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법인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30% 늘어난 1542대를 판매하며 역대 10월 판매량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완성차 업계는 EV9이 미국에서 선전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 중이다. 대형 SUV 인기가 높은 미국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사실상 시장 내 유일한 대형 전기 SUV인 EV9이 호응을 얻을 것이란 예측이다. 또한 기아 전기차가 내년 말부터 북미 충전 표준(NACS)을 도입키로 한 것도 ‘셀링 포인트’다. 미국 전역에 깔린 고속 충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오토쇼에서 기아 EV9이 북미 최초로 공개됐다. (사진=기아)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EV9 미국 판매가는 5만4900달러로 한화 기준 약 7300만원으로 국내 판매가격과 비슷하다.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EV9 조립을 시작해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이에 따라 연말을 넘어 내년 초부터 EV9을 중심으로 한 기아 E-GMP 차종의 반등이 본격화할 것이란 예측이 제시됐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EV9의 미국 시장 경쟁 모델이 없다”며 “하반기부터는 미국 내에서 생산할 것을 감안하면 소비자 가격은 5만달러(약 6600만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며 ‘서프라이즈’ 판매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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