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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카세 ’식 요리 성행…닭구이부터 양고기까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오마카세(맡김 차림)’ 인기가 지속하고 있다. 오마카세는 타인에게 공손하게 ‘맡기다’라는 뜻의 일본어로, 고객이 요리사에게 메뉴 선택권을 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메뉴판이 따로 없이 그날의 음식을 요리사가 알아서 만들어 내놓는 일식당 코스 요리에서 쓰이지만, 최근에는 닭구이, 양고기, 디저트 등 다양한 오마카세 형태의 음식이 등장하고 있다.
28일 요식업계 등에 따르면, 오마카세 이름을 붙인 다양한 음식들이 성행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의 한 음식점은 1인당 2만9000원짜리 ‘닭구이 오마카세’를 판매하고 있다. 닭 한 마리의 12가지 부위를 닭죽, 닭 주요 부위 구이, 닭개장, 내장부위 구이, 초계국수, 디저트 등의 형태로 제공하는 코스다. 식사 시간은 90분이며, 한 사람당 음료 한 잔이 필수여서 가격은 3만원대를 웃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음식점에서는 ‘양고기 오마카세’를 점심에는 1인당 6만9000원, 저녁에는 12만9000원에 판매한다. 양설, 양지방, 양 등심 등으로 7개의 메뉴를 구성해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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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접’받는 기분 만족, ‘소확행’ 추구…MZ가 오마카세를 즐기는 이유
김모(34)씨는 “단순히 한 끼 식사를 접하는 게 아니라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 좋다”며 “친구와 주말마다 오마카세 형태의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을 찾아다니는 것이 취미가 됐다”고 말했다. 송모(29)씨는 “소확행 차원에서 코스 요리를 접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는 것 같다”며 “다들 비싼 코스요리만 생각하지만, 잘 찾아보면 저렴한 가격에 하는 오마카세 요리도 있다”고 했다.
MZ세대가 오마카세 식의 메뉴에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이유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취향에 따른 소비를 하려는 성향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에 오마카세 식의 음식을 소비하는 행위는 그간의 헛헛한 마음을 채우려는 충족 욕구로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음식을 먹으면서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MZ세대가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현재를 위해 소비하는 경향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임명환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들이 성취감 등을 맛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마카세 식의 음식을 찾는 것은 일종의 소확행으로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행위로 보인다”며 “한 번쯤 사치를 부려보는 것이 이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으니까 소비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