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반도체 전쟁, 장기적으로 韓에 반사이익"[만났습니다]

'취임 한 달'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美의 對中 수출 통제로…글로벌 기업들, 中에 투자 못 해"
"中 반도체 수요국→생산국 차질…韓 기술격차 시간 벌어"
  • 등록 2022-10-26 오전 6:30:00

    수정 2022-10-26 오전 6:30:00

[이데일리 이준기 박순엽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패권경쟁으로 장기적으로 한국은 반사 이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25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반도체 패권을 둘러싸고 미·중 양국이 사실상 전면전에 나선 데 대해 “우리는 이 시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며 이렇게 전망했다. 조 바이드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향후 10년간 미국의 유일한 경쟁자인 중국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갈 것”이라고 명시했고 이에 시 주석은 16일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자립, 자강 실현을 가속화하고 국가 전략의 수요를 지향점으로 삼아 원천 과학기술 난관 돌파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맞섰다. 이를 두고 양국 언론은 중국이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차단에 맞서 ‘반도체 투쟁’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이 지난 21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 위치한 무역협회 상근부회장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정 부회장은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처와 관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년간 유예 조처를 받았는데, 이 기간 장비 등을 업그레이트 할 수 있는 시간을 번 것”이라며 “다만 우리 기업들은 대중 설비투자 등은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압박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앞으로 중국을 생산기지로 여기지 않게 될 것”이라며 “한국 등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진 셈”이라고 했다.

앞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중 패권경쟁을 언급하며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 발언으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정 부회장은 “중국으로선 반도체 수요국에서 생산국으로 전환하는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며 “우리는 중국의 추격을 늦을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만큼 연구개발(R&D) 생산성을 높여 (한·중 간) 기술 격차를 확대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장기적으로 우리의 강력한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의 부상을 막아주고 통제를 해주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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