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불출마 선언…차기 英총리 '수낙 전 재무장관' 유력

보리스 "통합된 당 없으면 통치 어려워"
단일화 무산…"누구든 지원 약속할 것"
'재정건전성 강조' 수낙..경제정책 전환
  • 등록 2022-10-24 오전 7:45:40

    수정 2022-10-24 오전 8:58:03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차기 영국 총리 및 보수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이 차기 유력한 총리 후보로 부상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존슨 전 총리는 불출마 입장을 담은 성명에서 “출마를 위해 필요한 의원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차기 총리 후보로 나서는 것은) 단순히 옳은 일이 아니라고 결론을 지었다”면서 “통합된 당이 없으면 영국을 효과적으로 통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존슨 전 총리는 후보 등록을 위한 커트라인인 100명의 의원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102명의 지명이라는 매우 높은 관문을 통과했고, 차기 총리 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내가 보수당 의원들과 함께 선거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그의 꿈을 접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낙 전 장관과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에 (단일화를 위해) 손을 내밀었지만, 안타깝게도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나서지 않고, 누가 성공하든 내 지원을 약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리스 전 총리 (사진=AFP)
영국 차기 총리 후보 등록 마감은 24일 오후 2시다. 보수당 의원수는 357명이고, 이중 100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등록할 수 있다. 후보가 단수이면 차기 총리가 바로 정해지지만, 후보가 2명이면 이날 오후 원내 투표를 한다. 순위가 결정되면 전체 보수당원이 온라인 투표를 하고 28일 최총적으로 결정된다.

존슨 총리의 말대로 100명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면 유력 주자인 수낙 전 장관과 결선투표를 벌여야 한다. 하지만 존슨 전 총리에 비해 지지율이 낮은데다 자칫 집권 보수당의 분열이 일으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존슨 전 총리는 불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BBC에 따르면 공개 지지 선언 등을 토대로 한 자체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수낙 전 장관은 145명, 존슨 전 총리는 57명,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는 23명의 보수당 의원들로부터 각각 지지를 얻고 있다.

리시 수낵(왼쪽) 전 영국 재무장관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진=AFP)
모돈트 원내대표가 100명의 의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영국 언론들은 사실상 수낙 전 장관이 차기 총리로 유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는 보리스 전 총리 사임 이후 당대표 경선에서 트러스 총리와 마지막까지 경합한 인물이다. 당시 그는 원내 경선에서 줄곧 1위였다가, 전체 보수당원 투표에서 밀리며 막판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수낙 전 장관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재정 확보 없이 감세를 통한 경제성장을 하겠다는 트러스 총리의 정책은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비판해 왔다. 최근 영국 금융시장의 대혼란은 잠재울 수 있는 유능한 기술관료라는 점이 그의 장점이다. 영국에서 태어난 인도계인 그가 총리가 되면 영국 최초 유색 인종 총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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