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 칼에 찔리며…목숨 걸고 한인 구한 뉴욕 피자가게 父子에 의인상

  • 등록 2022-04-02 오전 9:46:45

    수정 2022-04-02 오전 9:46:45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미국에서 한국인 여성이 강도의 흉기에 찔리는 것을 목격한 피자가게 주인과 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범인을 제압했다. 1일(현지시간) 60대 한인 여성은 자신을 도운 백인 부자(父子)와 재회했다.

강도에게 흉기로 찔린 한인 여성을 구한 피자 가게 부자. (사진=트위터 캡처)
연합뉴스에 따르면 흉기강도 사건 피해자인 장은희(61)씨는 이날 그레이스 멩(민주·뉴욕) 연방하원의원 주도로 뉴욕시 퀸스 엘름허스트의 한 피자가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목숨을 구한 피자가게 사장 루이스 설요빅(38)과 부친 카짐(68)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이들 부자는 지난 26일 가게 앞에서 장씨가 괴한들의 공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뛰쳐나가 장씨를 구하고 강도 2명을 붙잡았다. 이 과정에서 카짐은 흉기에 9차례나 찔려 아직도 입원 중이고, 루이 역시 폐를 찔려 거동이 편하지 않은 상태다.

장씨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도움을 준 피자가게 부자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두 분 모두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며 “평생 은혜를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회견에 동참한 뉴욕한인회는 자신을 돌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한 이들 부자에게 한인사회를 대표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 뉴욕한인회 ‘의인상’과 위로금 2000달러를 전달했다.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시안 증오범죄 피해자를 추모하고 슬픔과 분노에 가득찬 채로 거리에 나왔는데 오늘 이 자리는 감사와 희망이 함께하는 자리”라며 감사를 표했다.

뉴욕경찰은 이들 부자가 최고의 뉴욕 시민 중 한명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응급구조대원과 가게 인근 병원의 의료진들에게 식사를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이 설요빅은 “범죄와 폭력은 반드시 멈춰야 한다. 지역 정치인들이 법체계를 강화해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미래가 안전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식이 알려진 뒤 설요빅 부자를 위해 7만5000달러 모금을 목표로 개설된 고 펀드미 모금페이지에는 아시아계를 중심으로 이날 오후 기준 63만달러(약 7억7000만원)가 넘는 성금이 답지했다. 뉴욕뿐 아니라 로스앤젤레스(LA)와 같은 다른 지역 한인들도 성금을 보내며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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