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애니도 새 시장…클래식도 많은 관객 향해 열려야죠"

'리그 오브 레전드' 콘서트 지휘자 진솔
게임 콘서트, 협업과 호응이 포인트
게임 좋아하는 클래식 전공자 많아
부정적 시선…조금씩 바뀌고 있죠
내달 '이음 음악제'로 국악관현악 첫 지휘도
  • 등록 2021-03-23 오전 6:00:00

    수정 2021-03-23 오전 6:0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클래식 전공자 중에도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아요. 티를 안 낼 뿐이죠. 저는 거짓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자연스럽게 게임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했는데, 저만 티내는 건지 몰랐어요.(웃음)”

지휘자 진솔은 여러 개의 직함을 지녔다. 대구MBC교향악단 전임지휘자,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오케스트라 지휘자, 서울학생필하모닉오케스트라 지휘자 등.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플래직 대표이사다. 플래직은 ‘음악, 게임을 지휘하다’라는 모토를 지닌 게임 음악 플랫폼이다.

다음달 2일과 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진솔이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클래식 전공자가 운영하는 게임 음악 플랫폼이라니 조합이 낯설다. 그러나 진 지휘자는 그렇지 않다.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그는 “클래식계는 게임을 접하지 못한 연령대의 비중이 높다 보니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아직 존재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조금씩 풀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클래식과 게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음을 다음달 2일과 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디 오케스트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소재로 한 국내 첫 게임 콘서트이자 세종문화회관의 첫 게임 소재 기획 공연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 다수의 게임 콘서트를 지휘한 진 지휘자가 KBS교향악단과 함께 이번 공연을 이끈다.

진 지휘자는 이번 공연의 관전 포인트를 다채로움에서 찾았다. 그는 “게임 콘서트에서 중요한 것은 여러 음악과의 ‘컬래버레이션’, 그리고 짧은 음악으로 관객과 호응하는 ‘호흡’”이라며 “이번 공연은 주소연 음악감독님이 선곡과 편곡을 잘 해줬고, 밴드와 합창단, 그리고 서울시청소년국악단과의 협연도 잘 이뤄져 만족스러운 공연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다음달 2일과 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라이브-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진솔이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게임 마니아를 자처하는 진 지휘자가 이번 공연의 지휘를 맡았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독일 만하임국립음대 등에서 음악 공부를 하고 국내외 다수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진 지휘자는 어릴 적부터 취미였던 게임에 대한 관심을 살려 클래식과 게임을 접목하는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플래직을 통해 세계 최대 게임 회사인 블리자드와 정식 계약을 맺고 게임 음악 공연을 기획하는 등 클래식계에서 남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진 지휘자의 이같은 행보는 게임, 애니메이션과 같은 서브컬처를 주목하는 시장이 생겨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어릴 때 게임을 즐겼던 많은 이들이 이제는 사회인이 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큼 게임에 대한 관심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다른 공연 기획자들도 게임, 애니메이션 음악 등과 오케스트라와 같이 해보고 싶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클래식도 이제는 조금씩 더 많은 관객과 시장을 향해 열릴 필요가 있다”며 “클래식계에서 중간 세대에 해당하는 내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누군가는 클래식 전공자의 ‘도발적 행보’를 삐딱하게 바라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진 지휘자는 지휘자로서 자신의 일을 잘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달 7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국립국악관현악단 ‘이음 음악제’에서는 첫 국악관현악 지휘도 한다. 진 지휘자는 “얼마 전 누군가로부터 한국에서는 왜 테오도르 쿠렌치스, 브라이언 타일러 같은 지휘자가 안 나오느냐는 질문을 받아 ‘아직은 없지만 앞으로 나올 것 같다’고 답했다”며 “그런 맥락에서 나 역시 지휘를 더 잘 하고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휘자 진솔(사진=진솔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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