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은 큰 통증을 수반하고 발의 외관을 망가뜨린다는 점에서 충분히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병이다. 그런데 무지외반증의 무서움은 따로 있다. 무지외반증은 소위 ‘진행형 질환’이라고 불린다. 엄지발가락 돌출이 시작되면 주변 조직손상까지 확대되면서 발바닥, 발등 전체까지 통증이 번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통증으로 인한 부자연스러운 보행자세 때문에 무릎과 척추에도 부하를 주며 해당 부위의 합병증까지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상태가 더 악화되고 다른 신체부위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바쁘다거나 걱정이 된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는 대신 약을 먹거나 보조기를 찾는 것으로 대체하려고 한다. 그러나 연세건우병원 이호진 원장은 “이런 방법은 임시적인 해결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관절이 변형되는 골격계의 문제이기 때문”이란 게 그 이유다.
상태가 어느 정도 진행된 후라면 결국 수술이 필요하다. 변형의 정도, 나이, 골밀도 등을 고려해 적합한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이호진 원장은 “최근 무지외반증 수술은 절제를 최소화 하여 진행되기 때문에 통증도 적고 흉터 크기도 작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술이 끝은 아니다. 이 원장은 “수술만큼 중요한 것은 수술 후 관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환자들이 무지외반증 수술을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술을 해도 재발 위험성이 높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이 끝났다고 안심하지 말고 수술 후 관리를 중점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후 관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지속적인 관절 운동과 신발 관리다. 관절운동은 발뒤꿈치를 바닥에 붙이고 발가락을 바닥에 붙이거나 뒤꿈치와 발가락을 바닥에 붙이고 발등을 올리거나 엄지발가락을 위 아래로 까딱까딱 하는 등 비교적 간단한 방식들을 꾸준히 해보는 게 좋다. 신발의 경우 하이힐이나 폭이 좁은 구두는 피하고 발볼이 넉넉하고 쿠션이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최근에는 선진적인 병원부터 ‘바이오 멜트’라는 수술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무지외반증 수술을 위해 고정하는 나사못을 체내에서 그대로 녹는 바이오 재질로 만든 것인데 이를 이용하면 나사 제거 수술을 하지 않아도 돼, 두 번씩이나 필요했던 기존 수술과정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집에서 간편하게 무지외반증 확인하기
1. A4용지 위에 발을 올리고 스마트폰으로 발 사진을 찍는다
2. 발 사진을 보며 엄지발가락이 얼마나 휘어졌는지 각도를 재 본다
3. 만약 휘어진 각도가 20° 이상이라면 족부 전문의를 찾아가 검사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