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2000년대 초중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던 청년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학창시절 추억의 한 켠을 차지했던 와와가 다시 돌아온 것.
폐간 이후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와와를 그리워 하는 누리꾼의 글은 이따금씩 올라왔다. 중고판매사이트에서 와와 잡지가 2만원이 넘는 가격(당시 판매가 2000원)에 거래도 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와와의 제작업체였던 와와일공구가 다시 재발간을 한 것. 이 회사는 지난 16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을 통해 '와와109 한정판 패키지' 발간을 위해 펀딩에 나섰다.
펀딩을 시작한 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펀딩 목표금액(2500만원)을 달성했다. 닷새가 지났을 때에는 1억원을 모금에 성공했다.
와와일공구의 천미현 대표와 문혜정 디자이너에게 '컴백' 비화를 물었다.
월 판매량 30만부... 유통구조 변화로 어려움 겪어
천미현 와와일공구 대표는 "처음 크라우드펀딩을 기획할 때만 해도 성공여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며 "시작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목표금액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와와를 추억해주는 독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만든 결과물이 누군가에게 이렇게 큰 추억으로 남았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2001년 창간한 와와는 당시 월 30만부를 판매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중심으로 매월 학생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천 대표는 “매달 본사로 보내온 독자사연 엽서의 양은 특정 엽서를 뽑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했다"고 회상했다.
문혜정 디자이너는 “문구회사라는 특성에 맞게 회사 주력 상품은 편지지·노트 등이었다”며 “주 구매층인 학생 독자들이 직접 편지지를 만들어보면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와와도 세월의 변화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잡지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판매부수가 줄어든 것. 결국 창간 9년만인 2010년 와와도 폐간을 맞았다.
“노력의 결과물이 추억으로 남았던 것에 감사”
천 대표와 문 디자이너는 지난해 새로운 캐릭터 콘텐츠를 기획하던 중 와와가 많은 이들에게 ‘추억템’으로 기억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천 대표는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독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와와 한정판 패키지 출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정판을 발간해보자는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했다. 폐간한지 10년이 되다보니 과거와 다른 출판시장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부터가 고민이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것이 바로 크라우드펀딩. 천 대표는 “독자들의 참여로 함께 제품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껴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9월 말 출시 예정인 '와와109 한정판 패키지'는 20년 전보다 훨씬 풍성하다.
문 디자이너는 "과거 어린이 독자들이 어른이 된 지금 한정판 와와109와 함께 다시 한 번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캐릭터를 이용한 제품 개발 진행할 계획”
와와일공구는 한정판 발매와 함께 추억의 캐릭터도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20년 전 와와일공구가 자체 개발했던 대표 캐릭터 ‘아이네꼬’는 ‘아이양’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때 그 캐릭터가 구독자들과 함께 성숙해진 것.
문 디자이너는 “아이네꼬가 정적인 캐릭터였다면 아이양은 할 말은 하는 성격의 캐릭터”라고 말했다. 아이양은 최근 개설된 와와일공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계정에서 구독자들과 활발히 소통 중이다.
다만 와와는 복간의 계획은 없다. 대신 '아이양' 등 캐릭터를 이용한 제품·콘텐츠 개발을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끝으로 4000명의 구매자(7월 23일 기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천 대표는 "예전의 그 마음이 현재 구매자들의 큰 사랑으로 보답받고 있다 생각한다"며 "오랜시간 와와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분들이 많은 데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