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가 지구촌의 위생과 보건을 최종 책임진다는 점에서 업무 추진이 투명·공정·중립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이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하는 것도 물론이다. 그러나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사태 초기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주변국으로 퍼져가는 데 대해 비상사태로 다뤄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요청을 묵살해 버렸다. 뒤늦게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하긴 했지만 시진핑 국가주석 예방을 통해 중국의 방역노력을 칭찬한 뒤였다.
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테드로스의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그런 때문이다. 그 개인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다. 더 나아가 미국 유력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사설에서 “WHO의 중국 편향성 문제를 미국 의회가 정식 조사해야 한다”고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오죽하면 ‘세계보건기구’가 아니라 ‘중국보건기구’라는 비아냥까지 퍼져가고 있을까. ‘WHO 무용론’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사태를 정치적 측면에서 접근하려는 조짐이 엿보이는 우리 정부에도 적용되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