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가로 이름을 알린 그는 2008년 3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처음으로 지금의 지역구인 충남 아산에서 국회의원에 도전했다. 결과는 낙선. 다시 2012년에 재도전했지만 당내 경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호감형 외모와 수려한 언변을 살려 각종 방송에서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며 얼굴을 알렸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꿈에 그리던’ 국회에 입성했다.
국회의원이 된 후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민주당 내 비주류인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그는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안희정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경선 패배의 고배를 함께 마셨다. 하지만 경선 후 곧바로 문재인 대선 후보의 대변인으로 발탁됐고, 이후 우원식 원내대표 시절 원내대변인으로 선임되며 계파를 뛰어 넘는 활동폭을 보여줬다. 이런 강 의원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의원들 중 가장 대중적인 언어로 소통하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하며 그가 대변인으로 중용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강 의원의 활약은 이해찬 당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더욱 꽃을 피웠다. 당직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략기획위원장에 중용된 것이다. 전략기획위원장은 당의 중단기 전략과 선거 전략을 수립하는 자리로 보통 당대표의 의중을 잘 읽는 최측근 인사가 맡는다. 이런 자리에 이 대표와 별 인연이 없던 그가 발탁된 것에 대해 ‘파격’이란 평을 들었다.
전략기획위원장이 무엇을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당의 내비게이션 같은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며 “운전사(당대표)가 목적지까지 잘 갈 수 있게 길을 알려주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전략기획위원회는 2주에 한번 현안 여론조사, 매달 경제환경 조사, 3개월마다 정당 선호도 조사, 3~4개월 마다 심층면접조사 등 통해 민심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당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면서 총선 전략에 대해 “다음 총선은 촛불혁명 이후에도 바뀌지 않은 국회를 심판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도 20대 국회를 돌아보고 스스로 반성하고 쇄신하면서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에게 ‘국회의원을 해 보니 어떤가’를 물었다. 강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줄 알았다. 솔직히 욕심이 있어서 국회의원이 됐다”며 “그런데 막상 돼 보니 허드렛일을 해야 하고 명예보다는 지탄을 견뎌내는데 익숙해져야 하더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변화와 개혁의 방향을 알겠는데 지금과 같은 여야 구도속에서 바꾸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낄 때 좌절감을 느낀다”며 “특히 촛불로 만들어진 정권인데 촛불 정신을 담지 못한 지난 3년간 의정활동을 생각하면 답답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한계 때문에 더욱 하고 싶은 일도 생겼다는 게 강 의원의 얘기이다. 그는 “지금까지 국회의원은 높고 중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나는 높지 않지만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앞으로 국회의원을 계속하게 된다면 다양한 차별과 싸우는 의정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