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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3km나 서로 떨어진 서울시 성북구 ‘성북2구역’과 ‘신월곡1구역’을 묶어 한양도성 성곽 마을을 보존하고 낡은 주거지를 정비하는 이색적인 정비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두 구역 결합에 따라 용적률 일부를 한쪽(신월곡1구역)에 넘기고 거기서 나온 개발 이익의 일부를 또 다른 한쪽(성북2구역) 정비 사업에 쓰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성북2구역 재개발 정비구역’의 공동정비지구 경계와 규모를 조정하고 주민 재공람 절차를 거쳐 정비계획을 변경·결정 고시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7월 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이 변경안을 수정 가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에 따라 성북2구역은 저밀개발을 하면서 성곽 마을의 원 지형과 풍경을 유지하고 남는 용적률을 고밀개발이 가능한 신월곡1구역으로 이양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성북2구역은 저밀도의 용적률인 90%로 제한하는 대신, 용적률 600%로 개발 예정인 신월곡1구역에 결합 용적률 80%를 주어 이곳을 680%로 개발하게 된다. 성북2구역 주민은 48.5%에 해당하는 용적률에 한해 신월곡1구역에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받아 성북2구역 정비사업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11년 8월 최초로 결정한 정비계획안에서는 한양도성과 심우장(만해 한용운 선생 유택) 등 역사문화자원 및 구릉지형의 마을경관을 고려하여 한옥 및 저층의 테라스하우스를 건립하도록 계획되어 있었다. 그러나 기존 전면 철거방식의 틀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에 기존 도시조직 및 마을공동체의 훼손 등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한편 신월곡1구역은 건축위원회 및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거쳐 사업시행인가 준비 중으로 올해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이번 정비계획 변경 결정 고시를 통해 새로운 정비모델을 제시해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가지 입장에서 주민 갈등으로 정체되어 있는 정비구역에 적용될 수 있는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