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시장에서 고전하면서 실적 하락 전망을 내놓은데 대한 분석 기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제목을 뽑았다. 여기에는 중국 시장에서 두 기업이 겪은 ‘동병상련’ 사연이 숨어 있다.
애플은 최근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주주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지난해 4분기(애플 2019회계연도 1분기) 매출 예상치(가이던스)를 최대 10% 가까이 하향조정하는 내용을 공개했다. 중국에서 일어난 불매운동 여파와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가 뒤얽힌 자체분석은 이내 미국은 물론 한국, 유럽 등 세계 증시 전체를 하락장으로 몰아갈만큼 충격이 컸다.
하지만 단순히 중국 소비자의 수요 문제뿐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 전체에 대한 접근과 전략 수립을 다시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IT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모두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기로에서 2019년을 맞고 있다”고 진단한다. 과거 IT 세계를 지배했던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휴렛팩커드(HP)의 변화 사례를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불매운동’ 나란히 겪었다지만..실제는 ‘구매유인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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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역시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분쟁으로 인한 미국기업 제품 대상 불매운동으로 점유율이 한 자릿수대로 하락하며 순위도 5위로 내려앉은 점이 큰 타격 요인이다. 쿡 CEO는 서신에서 “우리는 중국 내에서의 경제적인 환경이 미국과의 무역 긴장 증대에 계속 영향을 받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현지 스마트폰 시장에서 동력을 잃은 것은 단순히 불매운동 때문만이 아니다. 샤오미와 화웨이, 오프 등 대표적인 현지 업체들이 혁신성을 강조하는 마케팅과 더불어 과거보다 높아진 성능, 거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공하는 이른바 ‘가성비’에 대한 호응이 이어졌고, 여기에 애국심이 결합되면서 나타난 결과였던 셈이다.
결국 삼성전자와 애플은 약 1년간의 시차를 두고 중국 시장에서 스스로의 기존 전략기조에 대한 고민을 안은 채 시험대에 올랐다. 고가형(프리미엄) 기기 시장에서 보유하던 장점이 퇴색되고, 나아가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정체되는 상황에서 대안 모색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네트워크-콘텐츠 강화 나섰지만..전향적 전환 검토해야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제 어디로 향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한다. 삼성전자는 우선 스마트폰 부진을 반도체로 만회하면서 동시에 5G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역전을 노린다. 지난 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새해 첫 경영 행보로 5G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해 “도전자의 자세로 임하자”며 현재 화웨이, 노키아 등과 경쟁중인 통신 인프라 장비 시장에서 최선의 노력을 당부했다.
애플은 비츠, 샤잠 인수 등으로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며 애플뮤직, 아이튠즈 같은 서비스를 확장해가고 있다. 특히 에어팟,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멀티미디어·엔터테인먼트 관련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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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는 대형 투자은행(IB)이 한순간에 사라지거나 병합되는 일이 이어진 반면, IT 업계에서는 회사의 분리와 매각이 이어졌다. IBM은 PC 사업부를 매각하고 IT컨설팅 중심으로, MS는 PC용 운영체제(OS) 중심을 탈피해 클라우드 서비스 중심으로, HP는 서버 등 기업용 IT장비사업부와 PC·프린터사업부를 별도 회사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각각 재편해 생존에 성공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도 이처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미래 전략을 구상할 때라는 주장도 그래서 일각에서 제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