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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가톨릭의 중심이자 교황청의 가장 상징적 장소인 성 베드로 성당에서 파롤린 국무원장이 미사를 직접 집전하는 것은 드문 사례다. 또 미사 후 외국 정상의 기념 연설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라는 것이 교황청측의 설명이다. 이는 수교 55주년을 맞은 한국과 교황청 관계 발전 및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앞서 2013년 한·교황청 수교 50주년 경축 미사도 집전한 바 있다.
이날 특별미사에는 교황청 주요인사와 외교단, 한인 신부와 수녀, 재이탈리아 동포 등 500명 이상이 참석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강론을 통해 “남북한이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을 환영하면서 한반도의 조속한 평화 정착을 위해 세계가 함께 기도해 나가자”고 했다.
文대통령, 기념연설 통해 한반도 평화 교황청 지지와 기도에 감사
문 대통령은 기념연설에서 “한·교황청 수교 55주년을 맞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 기원 특별미사가 열린 것은 평화를 향한 여정에 대한 크나 큰 축복”이라고 사의를 표했다. 특히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 현재 한반도에서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역사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지난달 평양에서 개최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그리고 남북·미북 관계 개선을 선 순환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한반도 정세 주요 분수령마다 평화기원 메시지 발표
실제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 정세의 주요 분수령마다 평화에 대한 기원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발표했다. 지난 2월 7일과 3월 7일 일반알현 강론에서 “평창 올림픽은 스포츠가 어떻게 분쟁 국가들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고, 인류의 평화를 위해 얼마나 효과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언급했다.
또 1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4월 25일 일반알현 강론과 4월 29일 성 베드로 광장 삼종기도에서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진지한 여정을 달성하고자 하는 남북한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약속에 기도로 함께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靑 “文대통령 참석 하에 한반도 평화 특별미사 상징성 크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한국 가톨릭교회의 역할에 대해 등불과 같은 존재였다고 극찬했다. 문 대통령은 “자생적 신앙 공동체에서 출발한 한국 가톨릭교회가 대한민국의 독립과 근대화, 민주화를 이룩하는 과정에서 등불과 같은 존재였다”며 “한국 정부는 한반도·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 전 인류의 통합을 위한 발걸음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행사와 관련, “사상 최초로 우리 대통령 참석 하에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특별미사를 개최했다는 점에서 의미와 상징성이 크다”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