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2018년 성균관대 하계 학위 수여식’에서 전휘목(27·국어국문학과) 씨는 연설대에 올라 졸업생 대표로 ‘부모에게 올리는 편지’를 낭독했다. 전씨는 5년 전 뇌종양 판정을 받은 뒤 꾸준한 치료 끝에 완치 판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입학 한지 8년만에 졸업을 하게 됐다”며 “치료받는 동안 나와 함께 해준 부모님과 졸업의 기회를 준 학교에 감사하다”고 했다. 졸업식이 끝난 이후 전씨를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 카페에서 다시 만났다.
|
전씨가 몸에 이상을 느낀 건 22살이던 지난 2013년 군대에서 첫 휴가를 다녀온 뒤였다. 휴가에서 복귀한 전씨는 갑자기 눈앞이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났다. 글자는 커녕 앞 사람도 잘 보이지 않았다.
군 병원을 찾은 전씨는 자신의 머리에 약 3㎝ 크기의 악성 종양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뇌의 깊은 곳에 위치한 송과체선에 생긴 종양(송과체 종양)이었다. 어린이에게 주로 발견되는 종양으로 성인에게는 희귀한 병이었다. 심지어 전씨의 뇌에는 물까지 차있는 상황이었다. 생존확률은 10%가 채 되지 않았다.
전씨는 수술이후 약 1년간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은 끝에 2015년 복학했다.
|
전씨는 퇴원 이후 정기적으로 병원에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그림 그리기가 취미인 그는 매년 크리스마스때마다 엽서를 만들어 성모병원 소아암 병동에 전달한다.
|
전씨는 연애 문제부터 진로 문제, 가족 문제 등 교우들의 고민을 들었다. 많을 때는 하루에 10명 가까운 교우들이 전씨에게 고민을 상담하기 위해 찾아 왔다. 전씨는 “내가 한 일은 고민을 듣고 그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준 게 전부”라고 했다. 전씨는 작은 방 상담소를 2년동안 운영했다.
전씨는 현재 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있다. 그는 “막상 대학을 졸업하니까 나도 여느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밥벌이가 가장 걱정된다”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내가 무엇을 할지는 차차 고민해봐야 겠다”며 웃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