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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저녁이 있는 삶이 확산하며 퇴근이 빨라진 직장인들이 취미 생활과 건강관리 등 평소 소홀했던 부분에 신경을 쓰며 관련 매출이 늘고 있다.
티몬이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관련 상품 매출 추이를 지난해 동기와 비교한 결과 게임 관련 용품들은 292% 매출이 증가했다. 게임기는 407% 매출이 올랐고, 주변기기 81%, 게임타이틀 80%의 신장률을 보였다.
뮤지컬과 공연부문에서도 매출이 증가했다. 뮤지컬은 25%, 전시·박람회 등은 46% 신장했다.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어린이·가족공연 매출도 34% 상승했다.
평일 저녁 시간 비교적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 관람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CJ CGV가 7월 첫째 주 평일(2~5일)과 둘째 주 평일(9일~12일) 영화 관람객을 조사한 결과 평균 관람객은 74만566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월 3~6일, 10~13일) 73만2890명보다 1.7%, 직전 달 마지막 같은 주(6월 18~21일, 25~28일)의 54만748명보다 37.9% 증가한 수치다.
영화의 경우 개봉작의 선호도, 날씨, 경제적 여유, 물리적인 시간 등 다른 요인도 있지만, 주 52시간 근무제가 영화 관람객 증가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취미용품이나 건강관리를 위한 상품들 역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취미 생활과 관련해서는 트럼펫·트롬본·튜바가 375%, 뮤지컬 티켓 120%, 클래식 기타 106%, 조경 용품 81%, 유화 용품 73% 등 다양한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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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하는 가을학기 문화센터 강좌에 ‘워라밸 파트’를 강화했다.
특히 가을학기에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저녁 시간에 ‘취미’, ‘힐링’, ‘자기개발’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강좌를 문화센터 전 점에서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가을학기에는 봄·여름학기보다 워라밸 관련 강좌를 50% 이상 늘렸다. 전체 강좌에서 워라밸 관련 강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전년보다 5%p(포인트)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오후 6시 이후 문화센터 강좌를 수강하는 고객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이마트도 퇴근 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려는 직장인들을 위해 저녁 강좌를 30% 늘렸고, 직장인들을 겨냥한 이색 취미 강좌와 일하는 부모를 위한 육아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호텔업계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음식과 주류를 즐길 수 있는 ‘해피 아워(Happy Hour)’ 상품으로 워라밸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해피 아워란 생맥주와 와인 등 술이 간단한 음식과 함께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상품을 말한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라운지&바’에서는 동양식 코스 메뉴와 칵테일을 포함한 ‘오아시스 모멘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조선호텔 일식당 ‘스시조’의 음식이 제공되며 맥주 3종과 스파클링 와인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파크하얏트서울의 ‘더 팀버 하우스’에선 폭염으로 지친 직장인들을 위해 민물 장어 요리와 주류를 함께 제공하는 ‘장어와 보드카’ 행사를 마련했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로비 라운지’에선 술과 함께 간단한 먹을거리까지 무제한 제공하는 ‘원더아워’를, 켄싱턴호텔 여의도의 ‘더 뷰 라운지’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2만5900원에 각종 안주류와 주류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해피아워를 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녁이 있는 삶이 확산하면서 자신만의 취미나 여가활동, 또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이 같은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