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과 집이 가까운 ‘직주근접’(職住近接)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중심업무지역인 여의도나 광화문, 시청, 을지로까지 10~2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마포·서대문·종로구의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해 발표된 11·3 부동산 정책이나 정부 대출 규제와 상관없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대문·마포 일대 집값 고공 행진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아파트는 이달 기준 3.3㎡당 1938만원에 매매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15년 1분기(1716만원)보다 15.4% 오른 수치로 같은 기간 서울시 아파트 매맷값 오름세(14.8%)보다 0.6%포인트 높은 수치다. 서대문구 아파트 역시 상승세다. 이 지역 아파트 매맷값은 3.3㎡당 1491만원으로 2015년 1분기보다 21.4% 상승했다. 서울시 평균보다 6.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해 11·3 대책이 발표된 지 한달 만인 12월 분양을 한 마포구 대흥동 ‘신촌 그랑자이’는 최고 청약경쟁률 89대 1로 닷새 만에 완판됐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 역세권 단지인 데다 광화문과 시청 등 도심까지 20분 안팎에 이동할 수 있어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게다가 입주까지 전매가 완전히 제외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달리 조정대상지역에서 빠지며 규제의 영향도 받지 않았다.
대형 보다 중소형…상반기에도 분양 잇따라
마포·서대문·종로구 등 강북 주요 지역들은 학군이 밀린다는 이유로 그동안 강남에 비해 선호도가 떨어졌다. 그러나 비혼족이나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이 증가하며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회사 내 어린이집을 마련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어 어린 아이를 둔 부부들도 강북 도심권을 찾고 있다.
서대문에서 공인중개소를 10년째 운영하고 있다는 M공인 관계자는 “5~6년 전만 해도 은퇴한 공무원이나 50~60대 손님이 많았지만 요즘은 젊은 부부가 대다수”라며 “중소형 평수는 매물로 나와도 보통 2~3일 안에 계약이 끝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에도 분양이 잇따른다. SK건설은 다음달 마포구 공덕동에서 ‘공덕 리더스뷰’ 아파트를 분양한다. 총 472가구 가운데 25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어 6월 GS건설이 마포구 염리동 아현뉴타운 염리3구역에 ‘마포 그랑 자이(가칭)’ 1671가구 중 43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서대문구에서도 6월 ‘가재울뉴타운 6구역’과 ‘북아현 1-1구역 재개발’이 잇따라 분양 물량을 내놓는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직장이 가깝고 교통이 편하다는 점을 바탕으로 강북지역이 강남 못지 않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사대문 안의 매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