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10월 셋째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25%로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반면 부정 평가는 5%포인트 증가한 64%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월호 참사와 청와대 문건 파동, 메르스 사태 등 온갖 악재에도 30%대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유지하던 박 대통령의 급속한 지지율 추락은 매우 충격적이다. 벌써 레임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물론 지지율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유일한 잣대는 아니다. 하지만 국정운영 추진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다.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어 나가려면 지지율이 적어도 40%는 넘어야 한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정책 현안을 밀어붙이다간 더 큰 민심이반에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 추락을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까닭이다. 특히 콘크리트 지지를 떠받치던 보수층과 영남권, 50대 중년층마저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은 보통 심각하지 않다.
인사 잘못, 독선 등 고질적 병폐에 최순실씨의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파문 등이 직격탄을 날렸다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소통 미흡이 초래한 결과다. 새누리당 내에서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비박계뿐 아니라 친박계에서도 최순실·우병우에 대한 수사 촉구 및 사퇴 요구 주장이 나오는 것이 그것을 말해준다. ‘좌순실 우병우’ 의혹을 도려내지 않으면 대통령 레임덕이 가속화하고 나아가 내년 대선까지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위기감이 당 전체에 감돌고 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오늘 예산안 편성 관련 국회 시정연설에서 안보와 경제의 이중위기 극복을 위한 국론결집과 국민단합, 국회의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라고 한다. 눈앞에 닥치고 있는 위기 상황을 타개하려면 국민의 지지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그러려면 하루빨리 최순실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고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이 급선무다. 우 수석도 더 이상 감싸고돌아선 안 될 것이다. 국민의 바람은 외면한 채 ‘국민 단합’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