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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001800), 크라운제과(005740), 해태제과, 롯데제과(004990) 등 제과업계 4개사의 1분기 연구개발비 규모는 10억591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 줄어든 수치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규모는 0.03%에 불과하다.
제과업계 ‘짠돌이 경영’…쥐꼬리 R&D 투자
크라운제과의 연구개발 비용은 7712만원으로 제과업계 4사 가운데 가장 적었다. 이마저도 지난해 1분기 집행된 6876만원보다 1000만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해태제과와 오리온은 각각 1억3686만원, 2억6118만원으로 집계됐으며 롯데제과는 5억84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허니 열풍이나 올 초 바나나 열풍 등 소비자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면서 매분기마다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연구개발 규모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비는 미래를 위한 투자인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줄어들 수도, 늘어날 수도 있는 부분”이면서도 “제과업체가 식음료 업계에서 연구개발 투자가 적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색한 R&D 투자…제과업계 경쟁력 멍든다
매출액 대비 1%도 안 되는 연구개발비로는 신제품 개발이 쉽지 않다. 제과업체들의 인색한 연구개발 투자가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기 보다 기존에 출시된 제품을 모방하는 ‘미투(Me too) 상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투제품은 이미 어느 정도 소비자 기호가 성립된 제품을 모방해 출시하는 만큼 실패 확률이 낮고 신제품 개발에 들어가는 아이디어 구상이나 시장 분석에 들어가는 비용도 적다. 연구개발비가 제한된 상황에서 제과업체는 다른 선택을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올해도 미투 제품 출시는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바나나 열풍을 불러온 오리온 ‘초코파이 바나나맛’의 미투제품으로 해태제과 ‘오예스 바나나맛’과 롯데제과 ‘몽쉘 바나나맛’이 잇따라 출시됐다. 한 회사가 신상품을 출시해 시장에서 붐을 일으키면 경쟁사들에선 앞다퉈 재료, 모양 등이 유사한 제품을 단시간에, 경쟁적으로 쏟아낸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제품들은 미투 제품으로 포장되고는 있지만 사실 표절이나 다름없다”면서 “모방 제품은 브랜드까지 그대로 따라한 표절 상품과 달리 제재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투자까지 따라주지 않는다면 미투 제품은 근절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장기적으로는 제과업계 경쟁력을 갉아먹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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