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130년 넘은 韓-英관계, 문화교류 활성화해야

  • 등록 2015-09-24 오전 3:01:01

    수정 2015-09-24 오전 3:01:01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 한국과 영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130년이 지났다.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 지구 정반대에 위치해 있지만 양국 국민들간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과 영국관계가 이처럼 밀접한 시점에 주한영국대사로 재임하고 있어 큰 자부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필립 하몬드 영국 외무장관의 방한에서 알 수 있듯이 영국 정부는 아시아가 향후 세계의 미래를 재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치적 측면에서도 한·영 양국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국제 의료분야다. 한국 의료진들이 시에라리온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 파견되기 전에 영국에서 의료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시에라리온에서 대단한 일을 해 냈다.

양국간 무역 및 투자 또한 최대의 성과를 내고 있다. 숫치상으로 보면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후 영국의 대(對)한국 수출은 두 배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한국의 영국수출 규모도 해마다 16% 증가하고 있으니 여간 반가운게 아니다. 영국에는 200개가 넘는 한국 기업들이 투자해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업체 14곳이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삼성물산은 영국 머시 게이트웨이 다리 건설에 33% 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영국내 한국기업 투자활동의 대표적인 예다. 영국 회사들도 한국 시장의 매력을 높이 평가한다. 가령 포트메리온은 한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숫치들만이 전부는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한국인과 영국인들간의 끈끈한 유대관계다. 양국 인적교류가 계속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점점 더 많은 한국인들이 영국으로 휴가를 가고 있으며 영국 교육기관이나 학교에서 수 년동안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는 이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한국내 영국동문회다. 그동안 많은 영국동문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영국에 대한 강한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제주도에 있는 노스 런던 칼리지와 서울에 있는 덜위치 칼리지와 같은 영국 학교들도 한국에 있다. 영국은 한국인들의 근면성과 높은 학구열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더 많은 한국인들이 영국을 방문하기를 바란다.

영국 정부가 전세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쉐브닝 장학금에도 많은 한국인들이 도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장학금 신청을 원하는 이들은 쉐브닝 사이트 (www.chevening.org)를 방문해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이들 가운데 장학생을 선발해 영국 연수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달말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군악대 중 하나인 영국 왕실 근위병 군악대 ‘콜드스트림 가드’가 한국을 방문한다. 군악대는 빨간색 재킷에 곰가죽 모자를 쓰고 창의적이며 현대적인 음악들을 선보인다. 군악대는 10월 1일 동대문 플라자(DDP)에서 공연을 시작으로 10월 2~3일간 신촌에서 열리는 영국 그레이트 페스티벌과 4일 하이 서울 페스티벌에 참가해 한국인들과 만나게 된다. 또한 잠실 롯데월드에서 3일과 4일 이틀간 공연을 펼친다.

지난해 강남 가로수길에서 5일간 열린 그레이트 페스티벌이 성공을 거둔 데 이어 이번에는 ‘신촌 문화의 거리(연세로)’에서 진행되는 ‘영국 그레이트 페스티벌’에 영국의 창의성과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 이번 행사에는 왕실 근위병 군악대를 비롯해 에스턴 마틴, 재규어, 랜드로바 등 영국 고급차업체, 불독스, 슈퍼젬, 스탠더드차터드 등 20여개 영국업체 및 브랜드들이 참여한다.

이외에도 전통 연희단 ‘끼’의 사물놀이, 신인 아이돌 그룹의 축하공연 등 및 다양한 행사를 펼칠 예정이어서 이를 통해 한국과 영국이 문화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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