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대란]보건소 금연클리닉 가보니 "술부터 줄이세요"

일산화탄소측정기로 흡연량 측정
니코틴 패치 등 금연보조제 지원도
2월부터 일반 병원 클리닉도 건보 적용
  • 등록 2015-01-05 오전 7:30:00

    수정 2015-01-05 오전 9:15:32

[이데일리 박형수 고재우 기자] 지난 2일 오후 5시경 기자가 찾은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보건소 분소는 상담사가 1명 뿐이다. 방문객이 적은 분소여서 당일 상담이 가능하다. 동작구 보건소 금연클리닉은 최근 하루 60명씩 방문객이 몰려 당일 상담이 어렵다. 이날 분소 소속 상담사는 기자를 포함해 지역주민 5명을 상대로 금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정부는 전국 254개 보건소에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보건소 당 평균 2.4명의 상담인력이 근무한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금연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흡연자가 보건소 클리닉을 방문하면 니코틴 의존증 검사와 상담을 통해 방문자별 금연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금연 패치와 금연보조제도 무료로 준다.

그러나 금연 상담 받기가 결코 쉽지는 않다. 새해 들어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가 늘면서 예약제로 운영하는 대다수 클리닉이 상담을 받기까지 보름 이상 걸린다. 이날 관악구 보건소에 금연클리닉 상담 일정을 문의하자 27일에나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예약제가 아닌 금연클리닉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동작구 보건소 분소에서 경험한 금연클리닉 첫날은 이렇다. 참가자들은 체내 일산화탄소량을 확인하기 위해 긴 원통 모양의 깔대기 달린 일산화탄소 측정기에 대고 크게 숨을 내뱉는다. 기계에 표시된 숫자가 20 이상이면 ‘헤비스모커’다. 11~20으로 나오면 ‘스모커’ 7~10은 ‘라이트 스모커’다. 흡연하지 않는 사람이 측정하면 수치가 ‘6’이하다. 28이 나온 기자는 상담사로부터 “일일 흡연량이 지나치게 많다”고 경고를 받았다.

일산화탄소량 측정이 끝나자 상담사는 담배에 포함된 유해물질 중 하나인 타르에 대해 설명했다. 타르는 일산화탄소와 달리 끈적한 물질이기 때문에 체내에서 잘 배출되지 않는다. 타르는 발암물질일 뿐만 아니라 치매·중풍 등을 유발하는 주요요소다.

상담사는 대다수 애연가들이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담배와·술·커피(니코틴·알코올·카페
보건소 금연클리닉에서 지원하는 금연 보조 물품들이다. 왼쪽부터 페퍼민트향 필름(식용), 페퍼민트향 사탕, 손 지압기. 니코틴 패치는 개인의 하루 담배 소비량에 따라 차등지급 한다. (사진=고재우 기자)
인)는 워낙 궁합이 잘 맞기 때문에 금연 결심 이후 한 달 동안은 되도록 술자리를 피하고 커피도 자제하라는 것이다.

교육이 끝나자 상담사는 보건소 금연클리닉에서 지원하는 금연 보조 제품들을 금연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손 지압기, 페퍼민트향 사탕. 식용 페퍼민트향 필름 등이다. 또 개인의 하루 담배 소비량에 따라 니코틴 패치를 나눠주기도 한다. 하루 한 갑 이상 피우는 사람에게는 6주간 이용할 수 있는 분량을, 반 갑 이하는 2~3주 분량이다.

금연 프로그램 말미에서 상담사는 “어떤 금연 프로그램이나 금연 보조제도 ‘개인의 의지’ 보다 앞설 수는 없다”며 “금연클리닉은 금연을 돕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 가장 중요한 것은 담배를 끊겠다는 개인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당연하지만 어려운 얘기다.

한편 금연 정책 주무 부서인 보건복지부는 올해 다양한 금연 지원 방안을 추진한다. 보건소 금연클리닉 상담 인력을 2배로 늘리고 일반 병·의원을 통해서도 금연상담과 금연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금연상담전화(1544-9030)의 상담인력도 기존 21명에서 35명으로 증원한다. 니코틴 의존이 심한 고도흡연자를 위한 금연 캠프 개설도 준비 중이다. 다만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들을 분산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일반 병·의원 금연클리닉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은 다음달부터 가능하다 .

(자료제공=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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