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이 세탁소에 편지보낸 이유는

지인·팬들과 주고받은 손편지 285건
비틀스 공인전기 낸 저자가 엮어
……………………………………
존 레논 레터스
헌터 데이비스ㅣ528쪽ㅣ북폴리오
  • 등록 2014-10-16 오전 6:41:30

    수정 2014-10-16 오전 6:41:30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존 레논(1940~1980)이 폴 매카트니에게 “오늘날 예술 대부분이 비틀스 때문에 비롯됐다고 생각해?”라고 물었다. “네가 그렇게 미쳤는지는 몰랐다”는 싸늘한 말과 함께였다. 둘 사이 골은 깊어 보였다. 레논은 “너희는 교묘하게 나와 오노 요코를 중산층인 양 대했다”며 “오랫동안 부당한 대우를 참아왔다”고도 했다. 이 내용은 레논이 매카트니와 그의 첫 번째 부인인 린다 매카트니에 보낸 편지다. 레논과 매카트니의 비틀스 활동에 금이 간 1971년 일이다.

책은 레논이 생전에 남긴 친필 편지와 엽서, 메모 등을 엮었다. 비틀스 멤버를 비롯해 가족, 팬, 친구 등과 주고받은 285건이다. 열한 살 때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준 이모에게 자로 줄을 그어 가며 쓴 편지부터 사망 몇시간 전인 1980년 12월 8일 오후 스튜디오 직원에게 해준 사인까지. 레논의 필체와 그림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레논의 ‘민낯’을 볼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열여덟 살 그는 리버풀예술대에서 처음 만난 신시아 파월에 “널 사랑해”라는 말을 27번이나 써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냈다. 텁수룩한 머리의 꼬질꼬질한 남학생에 싹튼 사랑이 풋풋하다. 정이 많았던 그가 효심 깊은 아들처럼 이모에게 생활비를 지원한 것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항상 웃고 살 순 없는 법. “요코는 땀을 흘리지 않는다. 새로 산 하얀 셔츠가 누렇게 변했는데 해명해 보라”며 맡긴 옷이 상하자 세탁소에 직접 항의편지도 보냈다. 레논과 오노가 미국에서 은둔생활을 한 1979년 일이다.

조카이자 남편, 아빠인 레논의 인간적인 모습이 생생하게 실렸다. 비틀스의 유일한 공인 전기를 낸 저자가 자료를 수집하고, 살을 붙인 덕이다. 음악인으로서의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1971년 낸 솔로앨범 ‘이매진’ 작업을 했을 때 쓴 글이 처음으로 소개됐다. 수록곡 ‘기브 미 섬 트루스’는 레논이 인도에 있을 때 쓴 곡이란다. “내가 추구하는 진리가 무엇인지 궁금했다”고 썼다. 사운드는 마음에 드는 데 자신이 소비자라면 이 노래에 돈을 쓸지는 잘 모르겠단다. 팬과의 일화도 있다. “내 머리카락이 맞다고 아버지를 걸고 맹세한다”며 자신의 머리카락 6개를 넣어 팬에게 보낼 정도로 소통을 중요하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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