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전략)弱달러와 위험선호, 나흘간의 피로

  • 등록 2008-03-06 오전 8:00:53

    수정 2008-03-06 오전 8:00:53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하루종일 갈팡질팡 하다가 막판에 승부를 내는 장세가 이틀째 이어졌다. 상승폭은 크지 않았지만 어쨌든 방향은 모두 위쪽이었다.

뉴욕 증시도, 국내 증시도 모두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딱히 안전자산 선호도를 자극할 만한 재료도 없었다. 네고나 결제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서 장중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기는 했지만 결국 환율은 위쪽을 택했다. 쉬엄쉬엄 오르는 와중에 940원대 중후반 바닥은 점점 다져지고 있다.

요즘 미국 증시나 한국 증시나 큰 방향성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이날 새벽에 마감한 뉴욕 증시 역시 상승과 하락을 오가다 소폭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그동안 증시따라 움직였던 환율로서는 이정표가 없어진 셈이지만, 금융시장은 늘 불씨를 안고 있다. 경기후퇴나 신용경색에 있어서 딱히 개선된 점이 없어 언제라도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소리다.

간밤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올들어 더욱 둔화됐다고 진단했고, 미국 2월 민간고용이나 1월 공장주문은 예상대로 감소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2월 서비스업 지수는 전월보다 상승했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둔화됐고, 개인파산 신청은 크게 늘었다.

채권보증업체 암박파이낸셜의 구제책은 시장으로부터 `실망스럽다`는 평가만 받았다.

글로벌 달러화도 엇갈린 움직임을 보였다. 유로화에 또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운 반면 웠지만 엔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나타낸 것. 신용경색 우려는 여전해도 아직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배당금 역송금 기대감과 최근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 무역적자 지속 등 아랫쪽 받침대는 단단하지만 최근 나흘 연속 상승, 레벨을 12원 가량 높이면서 쌓인 피로감도 무시하지는 못할 요인이다.

상충되는 재료들이 산재해 있는 가운데 특별한 모멘텀은 없다. 오늘 환율은 더 깊이 고민하면서 아래와 위 모두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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