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5000여명의 군인과 그 가족이 한국에 있는 미국에 한국의 안보 문제는 민감한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한국에 외교 사절과 가족을 보낸 다른 많은 수교국들의 속내도 같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군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통수권 공백뿐 아니라 지휘 계통 붕괴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김용현 국방장관이 구속된 데 이어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등 고위 장성들이 무더기로 수사를 받고 있다. 수일 전까지만 해도 국가 안보의 핵심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다. 일부 장성급을 포함한 계엄군 지휘관들 중에서는 유튜브나 언론 등에 자기 입장을 밝히는 이들도 속출했다. ‘양심 선언’이란 평가가 많지만 기강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모두가 정치 외풍이 군을 흔든 탓에 생긴 일이다.
국회가 윤 대통령에 대해 14일 다시 탄핵 표결한다지만 안보와 치안만큼은 공백이 없어야 한다. 정국 주도권을 쥔 더불어민주당이 특히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주한 미국대사의 안보 우려가 왜 거대 야당에서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나. 안보가 무너지고 치안이 흔들리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은 베트남 등 많은 국가의 과거가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