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희영(63) 서울 용산구청장과 이임재(54)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늘 열린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약 2년 만이다.
| (왼쪽부터)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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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30일 오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박 구청장과 이 전 서장에 대한 선고를 각각 진행한다. 이 전 서장에 대한 선고는 이날 오후 2시에, 박 구청장에 대한 선고는 오후 3시 30분에 진행된다.
박 구청장은 참사 전 안전 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 후 부실하게 대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 구청장이 행사의 주최자의 유무와 관계 없이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가 예정된 경우 지방자치단체에 안전관리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박 구청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 측은 결심 공판에서 “박 구청장은 참사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면서 “용산구 안전을 총괄 책임지는 재난관리 책임자로 지역 내 재난에 대한 콘트롤타워로서 (재난을) 예측하고 예방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어 “박 구청장 등은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고 사고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축제가 ‘주최자 없는 행사’라서 구청의 관리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 전 서장 역시 참사 당일 대규모 인파로 인한 사고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사고 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는 혐의를 받는다. 또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등 상부 기관에 기동대 지원을 직접 요청하거나 지원을 요청하도록 지시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전 서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 측은 결심 공판에서 “이 전 서장은 참사에 가장 큰 책임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면서 “용산 관내 치안 용산서장으로 사고와 인명 피해를 막을 권한이 있는 컨트롤 타워였지만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 전 서장은 오히려 자신의 과오를 은폐하기 바빴으며 부하를 동원해 신속한 초동 조치가 있었던 것처럼 책임회피를 하는 등 과실이 중대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서장 측은 “도의적·행정적 책임을 떠나 형사 책임까지 져야 하는 것에 대해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전 서장은 최후 변론에서 “경찰서장으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모든 비판과 비난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