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아직은 조용하지만 불안한 한전채

[크레딧시장 요인 점검]③
지난 6월부터 4조원 규모 한전채 쏟아져
조달금리 하락에…5년물 찍기도
“2022년 구축효과 우려할 상황 아냐”
  • 등록 2024-08-25 오전 9:20:00

    수정 2024-08-25 오전 9:20:00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한국전력(015760)공사의 수익성 저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연말 만기 도래를 앞둔 한전채 물량도 10조원이 넘어 한전채 발행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AAA급 한전채가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며 크레디트물 스프레드 확대 주범으로 지목됐으나, 올해는 시장의 우려가 크지 않은 분위기다.

한국전력공사 본사. (사진=한국전력)
25일 본드웹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한전은 총 4조6000억원 규모의 원화채를 발행했다. 한전채 발행은 지난 6월부터 재개됐는데, 두 달 만에 4조원이 넘는 규모가 시장에 쏟아진 것이다. 월별로는 △6월 1조원 △7월 1조9000억원 △8월 1조7000억원 등의 순이다.

올해 연말까지 만기 기도래를 앞둔 한전채 물량은 총 10조43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에 3조원가량의 차환을 위한 한전채 발행이 쏟아질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수익성 저하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전력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1조25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별도기준으로는 928억원의 영업손실이 나타났다. 영업상 현금흐름이 둔화한 데다가 최근 천연가스 가격과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점도 한전채 발행 물량 증가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한전은 최근 채권 금리가 빠르게 하락해 조달비용이 낮아지자 원화채 발행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6월 3.4%대에서 발행되던 한전채는 이달 들어 3.1~3.2%대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단기자금시장의 지표로 꼽히는 기업어음(CP) 금리(23일 기준 3.59%)보다 4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조달금리 하락을 틈타 지난 7월 31일 5년 만기의 장기물 3000억원 규모를 발행하기도 했다. 한국전력이 5년물을 발행한 건 지난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조달금리가 낮아지자 차입 구조를 장기화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한전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한전채 대신 단기채권 발행을 늘리기도 했다. AAA급 우량 신용도를 가진 한전채 발행이 늘어나게 되면 일반 기업 회사채 등 크레디트물로 가야 할 수요까지 흡수하는 구축효과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드웹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한전의 CP 총발행액은 17조2000억원, 전자단기사채(전단채) 총발행액은 29조6100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전채 발행 물량 증가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지정학적 요인으로 에너지 가격이 계속 오르지는 못할 것이며, 한전채 발행한도 증가 조치도 오는 2027년 말 종료되기 때문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채 발행 확대에 따른 구축효과 경계감이 재차 부각될 수 있으나 그 가능성은 낮다”며 “4분기 만기 도래 규모가 크게 증가하는데,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한전의 펀더멘털이 개선된다면 순상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법상 한전채 발행 한도는 한전의 자본금과 적립금에 따라 결정된다. 정부는 지난 2022년 말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을 통해 채권발행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 2배에서 5배로 늘렸다. 단 오는 2027년 말 채권발행한도는 5배에서 2배로 돌아오게 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채발행한도를 적절히 관리해야 하는 입장을 감안하면, CP 발행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한전채 만기도래규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도의 발행을 예상한다”며 “따라서 31조8000억원의 한전채 발행을 쏟아낸 2022년 구축효과를 우려할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한전채 발행 내역.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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