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오른다"…변동성 장세에 금값만 신났다

금 현물, 1g당 10만 9480원…올해만 26.8%↑
KRX금시장 거래 폭증…이란 공습 4월보다 거래량 6%↑
금 ETF도 한달 사이 523억원 자금 몰려
美 경기침체 우려에 지정학 리스크까지…투자자 몰려
  • 등록 2024-08-14 오전 5:20:00

    수정 2024-08-14 오전 5:2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금값이 솟구치고 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속에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며 금값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금을 둘러싼 거래량도 급증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3일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 금시장’에 따르면 이날 1kg 종목 기준 금 1g의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680원(0.63%) 오른 10만 948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보다 1.96% 올랐으며, 올해만 26.80% 상승했다.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달 1kg 종목 금의 일 평균 거래량은 13만 1764g이다. 직전 7월(7만 9323g)보다 66.11% 증가한 수준이다. 이달 일 평균 거래대금 역시 143억 6351만원으로 전달(84억 8328만원)보다 69.32% 늘었다. 시리아 주재 영사관을 폭격받은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에 사상 첫 공습을 강행했던 지난 4월과 견줘서도 이달 일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6.32%, 10.29% 증가했다.

금값이 오르면서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 중인 ‘ACE KRX금현물’에는 최근 한 달 사이 무려 523억원의 자금이 몰렸으며 올해 들어서는 1665억원의 돈이 쏟아졌다. 수익률 역시 최근 한 달 2.47%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연말까지 금값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등 세계 중앙은행이 금을 사들이는 데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금리 인하 전망이 금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은 활용처가 많은데다 유통량은 한정돼 있다. 같은 안전자산인 ‘달러’는 화폐 가치 하락에 흔들릴 수 있지만 금은 그렇지 않다.

중동 불안 역시 금 선호도를 부추기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땅에서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최고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하고, 헤즈볼라(레바논 무장 정파) 최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공습으로 살해하면서 이란·헤즈볼라의 보복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은 주식시장의 불안심리나 공포와 함께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며 “경기침체가 닥치지는 않았지만 불확실성이 확대하는 시기에 투자 재원을 놀리기보다는 예·적금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유용한 대체재로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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