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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관리·매입 사업을 하는 A사는 허가 없이 투자금을 모으고 ‘돌려막기’ 식으로 수익금을 지급하는 불법 영업을 했다. B씨는 2018년 6월 A사에 3000만원을 투자하고 1년간 배당금 580만원을 받았다.
다만, A회사의 경영자들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A사는 2021년 8월부터 회생 절차를 밟았고, A사의 회생관리인은 B씨를 상대로 부당이득을 돌려달라며 2022년 9월 소송을 냈다. 유사수신행위가 불법이므로 투자 약정도 무효이고, 따라서 약정에 따라 얻은 배당금도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유사수신행위법 조항을 보더라도 유사수신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유사수신행위를 하는 자를 처벌할 뿐 상대방을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며 “유사수신행위법이 행위의 결과에 의한 재화 또는 경제적 이익이 귀속되는 것을 방지할 목적이 그 입법의 취지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2심 재판부는 “유사수신행위를 엄격하게 규제할 필요성은 존재하나, 유사수신행위로 체결된 투자약정을 무효라고 해석하는 것은 도리어 유사수신행위를 한 사람 또는 이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익을 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재판의 쟁점은 ‘누구든지 유사수신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유사수신행위법 3조의 법적 성격이었다.
대법원은 유사수신행위법 3조를 단속 규정으로 해석하고, 이에 따라 맺어진 계약은 효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유사수신행위법 3조를 효력규정으로 봐 이를 위반한 법률 행위를 일률적으로 무효로 보는 것은 선의의 거래 상대방을 오히려 불리하게 함으로써 ‘선량한 거래자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 취지에 실질적으로 반할 수 있고, 계약의 유효성을 신뢰한 상대방의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했다.
또 “(유사수신행위법의) 입법 목적은 행정적 규제나 형사처벌을 통해서도 달성할 수 있고, 유사수신행위로 체결된 계약의 사법상 효력까지 부정해야만 비로소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불법 금융업에 의한 피해가 늘고 있으나 유사수신행위법 3조를 어떻게 해석할지를 두고 하급심 법원의 판단은 계속 엇갈렸다. 3조의 해석에 관해 대법원이 명시적 판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