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손해보험, 신용전망 희비교차
22일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보험업 신용등급 전망을 손해보험은 ‘안정적’, 생명보험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산업전망도 손해보험은 ‘중립적’인 반면 생명보험은 ‘비우호적’ 아웃룩을 달았다. 손해보험사는 금리상승 타격이 크지 않을 전망인 가운데, 생명보험사에는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생명보험사는 올해부터 적용된 새 회계제도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에 따른 타격이 비교적 큰 편이다.
IFRS17하에서는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고, 수익 인식 기준도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로 바뀐다. 또 K-ICS 적용으로 전반적인 요구자본 수준이 높아지는 상황. 생명보험사의 경우 만기가 긴 보험부채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새 평가기준이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주력 상품인 장기 저축보험 등이 부채로 인식되면서 자본건전성 확보 부담이 적지 않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저축성 보험이 거의 없는 데다 생명보험사 대비 자산과 부채의 만기가 짧아 부담이 덜한 편이다.
한국기업평가도 “보험수익에서 저축보험료 상당액이 제외되기 때문에 저축성 보험 비중이 높은 보험사의 경우 보험수익 규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며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평가 하는 상황에서는 자산부채관리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신제도 재무지표가 공시되는 대로 점검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손해보험사의 순이익은 4조8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85억원(22.3%) 증가했다. 손해율 하락 등으로 보험영업이익이 개선됐고 환율 상승으로 외화환산이익이 늘어 투자영업이익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21년 5년 만에 처음으로 순이익에서 생명보험사를 앞선 가운데 무난한 수익 흐름이 이어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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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생명보험사의 생존 여건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신평사들은 이미 일부 회사들을 모니터링 대상으로 올려놓고 예의주시 중이다. 저조한 수익성과 자본건전성 리스크를 감안하면 생명보험사들에게 연이어 부정적 꼬리표가 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KDB생명보험은 신용평가 3사에서 모두 부정적 전망 평가를 받고 있다. 3사 모두 KDB생명보험의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으로 평가한 상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KDB생명을 올해 보험업권 내 주요 모니터링 기업으로 올렸다.
나신평은 “생명보험업계 중위권의 시장지위를 보유 중이나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 하에서 판매채널 규모가 축소되는 등 영업기반이 위축되고 있어 경쟁지위의 추가 저하 우려가 존재한다”며 “여러 차례 매각이 무산된 전례를 감안하면 재매각도 낙관하기 어렵다. 매각 추진 경과 및 재무안전성 변화 추이를 신용평가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5월 중 신종자본증권 2160억원의 콜옵션 콜옵션(Call option) 행사시기가 도래한다”며 “최근의 자금조달여건 악화를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곳들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이 KB생명을 흡수합병해 탄생한 KB라이프생명은 출범 사흘 만에 신용등급이 하향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4일 수시평가를 통해 KB라이프생명의 보험금 지급능력 평가 신용등급을 ‘AAA(하향검토)’에서 ‘AA+(안정적)’으로 내렸다.
한신평은 “푸르덴셜생명의 우수한 보험수익성에도 KB생명이 보유한 저축성보험의 낮은 수익성과 공격적인 사업비 지출이 반영된다”며 “총자산이익률(ROA)은 푸르덴셜생명 대비 다소 낮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밖에 신평사 3사 모두 현저한 수익성 악화와 대응력 저하를 이유로 지난해 한화생명보험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한 상태다.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