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사진)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치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대의 양보를 끌어내고 설득을 통해 자신도 양보하게 되는 것”이라며 “차기 대통령은 이러한 정치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는 정치를 잃어버린 상황이다. 본래의 모습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창환(사진) 장안대 교수도 “양쪽 다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을 얘기했다. 공통 사항이라도 화해와 포용의 모습을 갖추지 않으면 나라가 산으로 가는 정도가 아니라 `두 조각`난다”며 “여야가 100일 동안은 말 그대로 협치를 해야 한다. 여소야대, 여대야소 어느 것이 되든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을 위해서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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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수는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의 네거티브전의 모습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대에 오른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했다. 신 교수는 “탄핵 이후 갈라진 세상을 문재인 대통령께서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을 통해 해결했어야 했다. 하지만 갈라치기 정치를 하면서 그 현상이 심화됐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도 비슷하게 `광화문과 서초동의 국론분열 연장선`이었다고 표현했다. 박 교수는 “조국 전 장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바뀌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바뀌었을 뿐 시간을 건너뛰어 고스란히 이어졌다. 곪은 분열이 하나도 치유되지 않고 연장전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메가 이슈`가 없으니 상대를 발목잡아야만 이기는 선거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굵직한 이슈가 없었다. 두 후보 모두 시대에 맞는 아젠다를 제시하지 못하고, 흠결은 많고, 정책은 없는 상태라서 상대방을 네거티브로 무너뜨려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라며 “후보들 자체도 오래 정치권에서 검증을 받거나 당의 주력 지분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서 경력 관리도 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이 기세가 이어지면 대통령 당선인이 결정된 상황에서도 각 지지층에서는 불복하는 혼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박 교수는 협치 없이는 나라가 `두 조각`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라며 거듭 강조했다. 이대로라면 각 지지층에서는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폄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대로면 싸울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 산재한 코로나 방역, 지역갈등, 젠더갈등, 세대갈등, 양극화 등 문제들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코로나19 이후 대전환기의 5년 국정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뽑은 만큼 이제 대통령 당선인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낮은 자세로 포용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상을 봉합하고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야권이 추천하는 인사를 주요 자리에 앉히거나 상대 핵심 정책을 받아드리는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예를 들어 국회에서 추천하는 사람을 총리로 삼거나 상대방 공약 가운데 주요 공약을 국민 화합 차원에서 핵심 정책으로 받아드리는 것”이라며 “상대를 파트너로 생각하고 계승적 차원에서 오로지 국가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된다면 여소야대일지라도, 여대야소일지라도 봉합이 된다”라며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올라가고 상대 지지층의 반감을 없앨 수 있다. 국정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변화의 동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번 네거티브 선거를 통해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꼭 새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