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장캉양 “인터밀란 매각설? 루머는 많지만 발전 선택했다”

中쑤닝그룹 2세 장캉양 단독 인터뷰
"재무상 도전 있지만, 새로운 변화 추구"
쑤닝그룹 리테일 장점 살려 전자상거래 강화
"한국 등 해외제품 온라인 판매 지원"
  • 등록 2021-07-07 오전 6:00:00

    수정 2021-07-07 오전 6:00:00

장캉양 쓰닝글로벌 총재 겸 인터밀란 구단주가 인터밀란의 세리에A 우승 트로피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쑤닝그룹 제공
[난징(장쑤성)=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쑤닝그룹은 한국의 우수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더 많은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을 돕고 싶습니다.”

중국 최대 가전유통업체 쑤닝(蘇寧)그룹의 장캉양(張康陽·사진) 쑤닝글로벌 총재는 지난 2일 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장 총재는 쑤닝그룹의 창립자인 장진둥 회장의 아들이다. 해외 업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프로축구 구단 인터밀란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쑤닝은 삼성의 중국 내 오래된 유통창구로 손꼽힌다. 지난 몇 년 간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확대해온 쑤닝은 코로나19 이후 중국인들의 출국이 어려워지면서 해외제품에 대한 직구 수요가 늘자 더 많은 한국의 파트너 기업을 찾기 시작했다.

장 총재는 “비록 코로나19 사태가 업계에 큰 도전 과제가 되고 있지만, 중국 시장은 여전히 수요가 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Z세대와 새로운 중산 층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해외 브랜드가 중국에 들어오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웃 국가인 한국은 쑤닝이 매우 중요하게 보는 시장 중 하나”라며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상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데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 총재는 “한국의 삼성뿐 아니라, 아모레퍼시픽, CJ, L&P, NUC전자 등 다양한 기업과 장기적인 파트너 협약을 맺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수한 한국 상품이 더 많이 입점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원가 절감, 재무적 균형 맞출것”…매각설 일축

최근 이탈리아 프로축구 명문 인터밀란이 11년 만에 세리에A 정상을 차지했다. 중국 유통업계 공룡인 쑤닝그룹이 인터밀란을 인수한지 5년 만이다. 누구보다 환호를 외친건 20대 최연소 구단주인 장 총재였다.

그는 “팀이 이룬 성적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며 “이 영광은 클럽, 팬, 심지어 이 도시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수년 동안 강력한 라이벌들이 연속으로 우승을 했고, 우리가 마지막으로 우승 한 건 11년 전이다”라며 “이번 우승은 지난 5년 동안 우리가 한 일이 바로 옳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우리가 가는 길이 옳다는 것을 말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모든 도시와 축구 팬들이 그렇게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로 정말 기뻤다”고 덧붙였다.

장 총재는 축구팀을 맡은 후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선수와 자주 소통하고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구단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내에서도 평판이 좋은 재벌 2세로 손꼽힌다.

장 총재는 쑤닝의 인터밀란 매각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경기장이 폐쇄돼 흥행 수익과 상업 계약 수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인터밀란을 포함해 주요 클럽의 적자가 커지고 있다”며 “우리는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한 뒤 중장기적으로 클럽 발전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안을 택했다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처럼 장 총재는 쑤닝이 인터밀란을 계속 이끌어갈 것임을 시사하면서 “우리의 현재 목표는 원가를 절감해 재무적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는다면 영원히 새로운 투자자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재무적인 부분에서 도전은 예전부터 있었고, 코로나19가 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며 “구단의 체계를 새롭게 살펴보고 기술과 디지털화 측면에서 변화를 주며 새로운 세대에 주는 매력을 더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쑤닝 난징본사 전경. 사진=신정은 기자
리테일 분야 강자, 해외 제품 판매 강화

장 총재는 쑤닝그룹이 현재 겪고 있는 유동성 위기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쑤닝그룹이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큰 타격을 입은 건 사실이지만 온라인 부문에서, 그리고 새로운 신기술 등 전략으로 위기를 해쳐나갈 것이라는 게 그의 다짐이다.

쑤닝그룹의 산하 쑤닝닷컴(쑤닝이거우·蘇寧易購)은 장쑤신유통혁신기금으로부터 14억달러(약 1조6000억원)의 투자를 받아 6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기금은 장쑤성과 난징시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설립했으며 알리바바와 샤오미, 메이디, TCL 등이 파트너로 참가하고 있다. 정부 자금이 투입된 만큼 쑤닝닷컴에는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장 총재는 “쑤닝은 지난해 지속적으로 유통업계의 새로운 길을 찾았다”며 “이로 인해 4분기에는 판매상 숫자가 전년 대비 52% 늘었고 12월 활성 사용자수는 전년대비 68%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3년간 매출의 복합성장률은 20%을 밑돌지 않을 것”이라며 “2023년에는 순이익이 30억위안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장 총재는 “코로나19라는 ‘블랙스완’ 속 에서도 쑤닝은 스마트 리테일 부분에서 강한 근성을 보였다”며 “지난해 2월 하순부터 쑤닝은 정상 업무를 시작했고 소매 클라우드 부문에서 두배 넘는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쑤닝의 소매 글라우드를 이용하는 기업은 지난 5월18일 9000곳을 넘어섰다.

장 총재는 젊은 기업인으로서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전자상거래 발전이 지난 10년간 황금기를 거쳐 현재 성숙기에 접어 들었다”며 “사람들의 생활 수준을 높였고, 도시화의 빠른 발전, 농촌 소비 정책의 지원 등으로 침체하는 시장을 다시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출국이 어려워지면 중국 소비자들이 국경을 넘나드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쇼핑 수요를 충족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쑤닝은 이 같은 소비 트렌드 변화를 즉시 통찰해 새로운 공급망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장 총재는 “쑤닝은 완벽하고 방대한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며 “기존의 많은 유통경로와 플랫폼, 자유무역구 등 자원을 이용해 더많은 우수한 한국 브랜드들이 입점할 수 있도록 마케팅의 전체적인 기획, 콘텐츠 제작, 광고, 라이브커머스 등을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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