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급등으로 MBS 투자자 시름
2월 말 한때 미국 국채 10년물은 바로미터로 여겨졌던 1.5%를 넘어 1.6%까지 오르며 시장을 놀라게 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여전히 제로금리이긴 하지만, 시장에선 ‘미래엔 기준금리가 오를 거야’라고 보면서 국채 금리부터 올렸단 겁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무위험 국채를 사도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엔 악재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풀린 ‘돈’의 힘으로 가파르게 오른 성장주에겐 더 골칫거리죠.
그런데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영향을 받아 같이 상승합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하죠.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입장에선 기존 대출보다 현재 이자율이 낮다면 기존 대출을 조기 상환하고 새로운 대출을 받으려고 합니다. 반대로 이자율이 높아지면 조기상환 수요가 줄어들겠죠. 즉, 국채 금리가 오르면 더 낮은 금리의 모기지로 갈아타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조기상환에 걸리는 기간이 늘어나게 됩니다.
MBS 투자자 국채 대거매도→금리상승 고리로
여기서 모기지 금리 상승을 맞딱뜨린 MBS 투자자들은 투자금의 회수기간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중·장기채를 대거 던지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국채 매도가 증가하면 수급과 공급의 논리에 의해 국채 가격이 싸지고 반대로 금리는 오르게 됩니다(채권은 최종 만기 수익률이 정해져 있는 상품, 즉 ‘Fixed Income’이니까요. 채권의 수익률이 1만원으로 고정된 상태라고 가정하고, 금리가 3%에서 5%로 오르면 애초 매매 가능한 채권 가격은 9709원에서 9524원으로 떨어지는 원리입니다). 국채 금리 상승→모기지 금리 상승→MBS 투자자의 국채 매도→국채 금리 상승이라는 고리가 만들어지는 셈이죠. MBS발 국채 매도로 단기간 금리가 급등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죠. 실제 이러한 현상이 1994년과 2003년 발생했다고 하네요.
물론 이같은 현상이 앞으로 또 일어날지, 더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인 목소리가 더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현재 MBS의 3분의 1씩 들고 있는 게 연준과 시중 은행인데, 이들은 듀레이션 축소를 위한 헷지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금리 오른다고 해서 국채를 내다팔진 않는단 겁니다. 다만 언제든지 국채금리와 MBS를 둘러싼 이야기는 시장에 다시 떠오를 수 있는 만큼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