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유동성…통화량 한달새 35조 폭증 ‘사상최대’

한국은행, 5월중 통화 및 유동성
시중 통화량 3046조 돌파...전년比 9.9% 증가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와 유사한 수준
월별 증가 규모 역대 최대
  • 등록 2020-07-16 오전 12:05:00

    수정 2020-07-16 오전 12:05: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시중 통화량이 두달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통화량은 5월 한달 동안 35조원 넘게 늘어 역대 최대로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쏟아부은 유동성이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들면서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0년 5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5월 통화량(M2)은 3046조505억원(원계열·평잔)으로 1년 전에 비해 9.9% 증가했다. 2009년 10월(10.5%)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전월과 비교하면 35조3000억원(1.2%) 증가한 것으로 월별 증가 규모로는 1986년 1월 통계편제 이후 최대 규모다. M2는 광의의 통화 지표로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통화의 합이다. 2000년 이후 M2증가율이 10%안팎을 기록했던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부동산 광풍이 불었던 2007년(11.2%)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14.3%), 2009년(10.3%)이 전부다.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3년간(2011~2014년) 4~5%대로 주저앉았고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자산시장은 장기간 조정국면에 들어갔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시장은 유동성이 너무 많이 풀려 있어 자산시장이 실물과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며 “한은이 유동성 회수에 나설 경우 자산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렇게 풀린 돈은 자산시장으로 흘러갔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1개월 만에 8조1000억원이나 늘었는데, 한국은행이 통계를 집계한 2004년 이후 6월 기준 가장 큰 증가폭이다. 한은 관계자는 “6월 주택가격이 다시 급등 조짐을 보이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었고, 주식투자를 위한 기타대출도 큰 폭 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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