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자금 1120조 대이동]日 배당 매력 큰 '리츠' 적극 투자…20년 누적수익 326%

J리츠 시총, 2001년 2600억엔→지난달 16.5조엔 비약적 성장
금융투자업계 "韓도 日처럼 초저금리 시대 리츠 각광받을 것"
  • 등록 2019-10-14 오전 5:00:00

    수정 2019-10-14 오전 5:00:00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초저금리 시대에 뜨는 투자는 앞서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을 보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일본은 초저금리·장기 저성장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인컴(Income) 자산에 눈 뜬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일본의 경제 구조를 따라갈 가능성이 큰 만큼 앞으로도 리츠(REITs) 등 인컴 자산에 주목이 쏠릴 것이라 보고 있다.

앞서 일본은 1980년대 경제에 낀 버블이 꺼지면서 주택 및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는 한편 금리는 이에 대응하며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가계는 버블붕괴의 트라우마로 투자에 쉽사리 손을 뻗지 못했고 장기간 현금보유 포지션을 취해왔다. 일본 가계 금융자산(약 1700조엔)의 52%(900조엔) 정도가 현금·예금에 묶여 있을 정도다(2017년 금융청 통계). 2018년 일본 금융청은 1995년 현금·예금에 묶어둔 돈이 20년 후인 2015년 말 불과 총 1.32%의 수익률밖에 얻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버블 붕괴 트라우마를 어느 정도 벗어난 뒤인 2000년대 초반, 일본 가계들은 인컴 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대표적인 게 리츠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리츠는 2001년 9월 도입된 후 올 상반기까지 누적 총수익률(임대소득 등 배당금 재투자 포함)이 326%로, 벤치마크인 토픽스(TOPIX) 수익률의 6.3배에 달한다. 리츠로의 자산 유입도 꾸준하다. 일본 부동산증권화협회·동경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001년 출범 당시 동경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리츠들의 시가총액은 2600억엔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말엔 16조 4700억엔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박영호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센터장은 “20년 이상의 침체로 폐허가 된 자산시장에서 일본 투자자들은 2000년대에 비로소 인컴형 자산이라는 최적의 투자 대안을 찾았다”며 “양호한 인컴 수익률은 인컴을 재투자해 복리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자산가치를 불리기에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일본의 뒤를 밟아 인컴자산을 선호하는 흐름으로 가게 되리라 전망한다. 다만 투자에 앞서 경기 상황을 보고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는 있다는 지적이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령화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는 일본에서 리츠는 주식과 채권 사이의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지속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다만 리먼쇼크 당시엔 부동산에서 발발된 경제위기다 보니 주식보다 리츠의 수익률이 더 낮아졌고, 2000년대 초반에 생긴 IT버블 당시 주식이 폭락했을 땐 리츠가 거의 하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연구원은 “리츠도 주식시장에 상장돼서 운용되는 상품이다 보니 경제 침체기에 들어서면 조심해야 한다”며 선별적 투자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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