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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국내 기업부터 밀레와 보쉬 등 현지 기업이 관람객의 큰 관심을 받은 가운데 최근 급성장한 중국 기업도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실제 화웨이와 샤오미, 하이얼, ZTE, TCL, 창훙, 스카이워스 등 13억 인구의 내수를 기반으로 전 세계 시장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중국 주요 가전·IT(정보기술) 기업이 IFA 2019에 총출동했습니다. IFA를 주최하는 메세 베를린(Messe Berlin)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 참여한 중국 업체는 총 882곳으로 전체 참가 업체의 48%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국 업체는 올해도 어김없이 국내 기업의 제품을 똑같이 베낀 ‘미투(me-too·모방)’ 제품을 줄줄이 선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을 베낀 시제품을 대거 전시장에 내세운 것이죠.
먼저 중국 TV 업체 창홍은 삼성전자 ‘더 세로 TV’와 LG전자 ‘오브제 TV’를 합친 듯한 TV 시제품을 전시장 중심에 전시했습니다. 이 제품은 더 세로처럼 화면이 세로로 돌아가면서도 TV 뒷 부분에 서랍장을 부착해 물건 등을 보관할 수 있었습니다. 시제품이긴 했지만 창홍 관계자는 기자에게 내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중국 가전 업체 하이얼은 LG전자의 ‘스타일러’를 빼닮은 의류관리기를 공개했습니다. 외관부터 옷장 형식의 얇으면서도 길쭉한 디자인으로 내부는 상단에 옷을 걸 수 있도록 하고 하단에는 스팀 관리를 위한 물통을 탑재하는 등 스타일러와 매우 유사한 형태였습니다. 특히 스타일러처럼 옷을 흔들어 터는 ‘무빙행어’ 방식을 채택했으며, 살균과 탈취를 위한 스팀 기능, 제습 건조, 바이러스 제거 등 탑재한 기능마저 스타일러와 똑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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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제품을 출시할 때는 기술부터 디자인 등 각종 특허를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른 업체가 이를 침해해 비슷한 제품을 내놓는 일을 막기 위해서죠. 특허 침해 사례가 발생할 경우에는 특허 소송 등을 통해 해당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특허 사용료나 합의금 등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국내의 한 업체의 관계자는 “이번 IFA 2019에서 중국 업체가 내놓은 제품이 대부분 시제품이어서 특허 소송 등을 언급하기는 이르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중국 기업에 국내 업체가 특허 소송을 건다는 것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와 마찬가지”라면서 “우리 업체가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정상적인 소송을 제기하기 불가능하다. 간혹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중국이 아닌 제3국에서 발생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아직 중국 업체가 내수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어 국내 업체가 대형 소송전을 불사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급성장한 중국 기업이 국경을 넘어 해외 시장으로 나오고 있는 만큼 향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은 단순히 기업 대 기업 문제가 아닌 만큼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국내 기업 보호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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