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이주의 국회]민주평화당 탈당 러시, 막 오른 총선 국면

호남발 정계개편 신호탄, 바른미래당도 흔들
과해진 반일 메시지에 입단속 들어간 민주당
“기승전 조국” 개각에 전쟁 불사 선언한 野
  • 등록 2019-08-10 오전 6:10:00

    수정 2019-08-10 오전 6:10:00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을 기다리며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민주평화당 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는 이날 집단 탈당 의사를 밝히고 오는 12일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총선을 8개월여 앞두고 정치권의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진원지는 호남이다. ‘호남적자’를 자처해온 민주평화당의 당내 세력인 대안정치연대가 결국 탈당을 선언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연일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던 여권에는 브레이크가 걸렸다. 역풍을 우려해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9일 정부가 발표한 개각 인사를 놓고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민주평화당 탈당 러시, 막 오른 총선 국면

민주평화당이 결국 반으로 쪼개질 전망이다. 정동영 당대표의 퇴진을 주장해오던 당내 세력인 대안정치연대가 오는 12일 탈탕계를 제출할 예정이다.

대안정치연대는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 등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떠나면 민주평화당은 의원수가 한자리대로 줄어든다. 다만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대안정치연대에 이어 탈당하되 무소속으로 남기로 했다.

민주평화당의 분당으로 제21대 총선에 대비한 정계개편이 시작될 전망이다. 대안정치연대는 바른미래당의 호남계 의원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제3지대’를 구축해 다가오는 총선을 치르자는 것. 당권파인 손학규 대표와 갈등 중인 유승민계는 자유한국당과 링크가 이어져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인터뷰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유승민 의원 측과 통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중구청 관계자가 일본이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노(보이콧) 재팬’(No(Boycott) Japan :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배너기를 설치하고 있다. 중구는 이날부터 배너기를 1천100개를 관내 22개로 가로등 현수기 걸이에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시민들의 비판으로 하루만에 철회했다.(사진=연합뉴스)
◇與, 반일 메시지 수위조절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던 더불어민주당이 입단속에 들어갔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규제 품목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 수출계약을 1건 허가한 후 한일 갈등이 진정국면엔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다 강경 대응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재팬 보이콧’ 깃발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과 청계천 등에 걸었다가 역풍을 맞은 중구청이 대표적이다. 시민들은 서양호 중구청장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일제 불매 운동이 자칫 관제 캠페인으로 보일 수 있어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2020 도쿄 올림픽 보이콧을 비롯해 과해진 반일 메시지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역시 “지방자치단체나 정부 차원의 대응은 자칫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당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조국 오라, 잔뜩 벼르는 野

청와대가 9일 발표한 개각 인사를 놓고 야당이 단단히 뿔났다. 특히 법무부장관에 조국 전 민정수석을 내정한 것에 강하게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한 것은 야당 무시를 넘어 야당과 국민의 단합이 아닌 야당과의 전쟁 선포”라며 “청문 과정에서 낱낱이 잘못된 점과 도덕성, 업무능력, 기본태도 등을 철저히 검증하도록 하겠다”고 순탄치 않은 인사청문회를 예고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수위를 더 높였다. 그는 논평에서 “이번 개각은 혹시나했지만 역시나였다”며 “오직 내년 총선에만 몰두하고 있는 청와대의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총선용 개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어이 민정수석 업무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공공연하게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고 내로남불 잣대를 들이대는 인물이 공정성이 요구되는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이름을 올렸다”며 “기승전 조국”이라고 질타했다.

법무부 장관직에 내정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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