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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타(몰타)=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스페인 프로축구리그(LaLiga·라리가)를 대표하는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최고 명문팀이면서 지역 주민들이 십시일반 출자해서 만든 시민구단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돈을 내고 회장을 직접 선출하는 등 구단 운영을 이끌어가는 출자 회원을 소시오스(Socios)라고 하는데, 여기서 영감을 받은 칠리즈(ChiliZ)는 암호화폐를 통해 팬과 스포츠팀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블록체인 아일랜드(Blockchain Island)`로 불리는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칠리즈는 블록체인 플랫폼인 소시오스닷컴을 통해 프로축구팀을 시작으로 야구와 e스포츠팀 등을 팬 중심으로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칠리즈는 팬들이 프로스포츠와 e스포츠팀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토큰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소시오스닷컴은 칠리즈 토큰(CHZ)을 발행하고 이를 통해 각 스포츠팀이 발행한 자체 팀 토큰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팀 토큰을 보유한 팬들은 투표권을 가지고 각 구단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팀 토큰을 가진 팬들은 구단 유니폼 색이나 경기장 음악, 로고와 최우수선수(MVP), 이달의 선수 등 선정과정에 참여하는 투표권을 가진다. 또 다양한 콘텐츠와 체험 등 팬 전용 리워드를 이용하게 된다. 아울러 팀 토큰은 소시오스닷컴 플랫폼에서 사고 팔 수 있다.
현재 소시오스닷컴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팀 토큰을 발행하기로 한 프로팀은 프랑스 프로축구리그 최고 명문인 파리 생제르망(PSG)과 이탈리아 리그 최강팀인 유벤투스 등 2곳이다. PSG는 세계 최초로 팬토큰공개(Fan Token Offering·FTO)를 통해 이미 100만개 토큰을 발행했고 유벤투스는 내년 1월쯤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앞으로 몇 주일 내에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구단과도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순차적으로 독일과 스페인 축구팀 등 파트너사를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다.
알렉산더 드레이푸스 칠리즈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축구팀 외에도 프로야구와 e스포츠팀 등과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내년 3~4월쯤이면 최소 20개, 많게는 50개 팀과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글로벌 브랜드를 가진 명문팀을 중심으로 전세계 팬들이 팀 토큰을 구매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에 주력한 뒤 플랫폼이 안정되고 나면 팬들이 자국내 프로팀을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특히 인기가 높은 프로야구나 e스포츠팀과 계약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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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사들의 팀 토큰을 구매하는 기축통화 역할을 할 CHZ 상장도 조만간 이뤄진다. 이미 프랑스, 이스라엘, 싱가포르, 러시아, 한국 등 전 세계 10개국 정도에서 진행된 CHZ 프라이빗 세일에서 6000만달러 가량을 펀딩한 칠리즈는 다음달쯤 첫 상장을 공식 확정한다. 드레이푸스 CEO는 “현재 글로벌 10대 거래소와 한국내 1, 2위 거래소 등에 상장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칠리즈와 드레이푸스 CEO의 계획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칠리즈는 몰타 시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임대해 `칠리즈 캠퍼스`라는 일종의 공유 오피스를 마련했다. 이 캠퍼스에는 이미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오케이엑스가 입주하기로 했고 국내 메인넷 플랫폼인 플레타(Fleta)도 조만간 입주 예정이다. 바이낸스는 칠리즈에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드레이푸스 CEO는 “더 많은 아시아 프로젝트를 몰타로 유치해 이들이 유럽에서 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고 서로 협업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 캠퍼스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한 뒤 “이들 프로젝트들이 성공하면 우리 역시 도움을 얻고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향후 칠리즈 카드라는 선불카드 서비스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 내 수많은 편의점에서 앱으로 바우처를 구입해 제품을 구매하고 이를 재충전하는 선불카드 개념의 칠리즈 카드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