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카드사 마케팅, 소비자 편익 순기능도 봐야

[김덕수 여신금융협회 회장]
마케팅 기본은 판매촉진 활동
교환비용 수반될 수밖에 없어
소비자 편익제고 순기능 봐야
“규모경제 키워 단위費 낮추자”
  • 등록 2018-09-10 오전 7:00:00

    수정 2018-09-10 오전 7:00:00

[김덕수 여신금융협회 회장] 마케팅의 대부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마케팅에 대해 교환과정을 통해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인간 활동으로 정의했다. 이런 의미에서 카드회사의 지급결제 서비스는 판매자와 소비자간 상품 및 서비스의 교환을 촉진시키는 마케팅 그 자체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카드사의 마케팅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 같은 측면을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은 모든 기업이 행위를 하는 가장 기본적인 판매촉진 활동이고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카드회원에게 제공되는 부가서비스 혜택만큼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수 있고 일부 가맹점수수료에 반영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마케팅 비용이 가맹점수수료의 인상요인이므로 무조건 줄여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카드사 마케팅의 역할과 가맹점수수료 체계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온 것으로 판단된다. 카드사는 금융서비스 마케팅을 통해 카드고객을 만나고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소통의 채널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신용카드가 무이자할부, 각종 할인서비스, 포인트 및 마일리지 등의 맞춤형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신용카드 가맹점이 보다 많은 고객을 유치해 안정적으로 매출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직접적으로 공헌해 왔다.

카드사 마케팅 비용은 대부분 카드고객의 부가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는데 사용되고 이 중 실제 가맹점수수료에 반영되는 것은 절반 이하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대개의 경우 카드고객이 본인의 한도 내에서 자율적으로 어디서 쓸 것인가를 결정하기 때문에 이와 연계된 가맹점수수료의 결정은 카드사가 아닌 카드고객에게 달려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일각의 주장처럼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맹점수수료를 낮추는 것은 한계가 존재한다. 카드회원에게 제공되는 부가서비스 혜택은 3년의 의무유지기간이 존재해 쉽게 줄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무유지기간의 단축과 함께 카드의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여야 하는데 이는 카드이용고객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카드사는 고객과 가맹점을 연계해줄 수 있는 수단을 잃어버리는 상황이 될 수 있고 결국 카드고객과 가맹점 모두의 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

근본적으로 카드사의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편익을 높이고 시장규모를 키워 결제비용을 줄이는 기능을 한다. 특히 국내와 같이 경쟁도가 높은 카드시장에서 각 카드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보다 많은 부가서비스 혜택 및 서비스 차별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서 새로운 고객과 시장을 창출해 카드시장의 전체 규모를 증가시키는 긍정적 역할을 한다.

카드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지면 규모의 경제로 인해서 단위당 비용이 낮아져 지급결제 서비스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직접적 영향을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실제 가맹점수수료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일반가맹점의 가맹점수수료는 10년 전 3% 중반에서 평균 2% 초반 수준으로 낮아졌고 여기에 영세·중소 가맹점까지 포함하면 더욱 낮아졌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카드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활성화된 국가 중 하나다. 정부의 카드 활성화 정책과 함께 카드사들의 고도화된 마케팅 기법의 발전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카드사는 해외에 비해 낮은 연회비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이고 차별화된 부가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다소 신용도 낮은 금융소외계층에게도 신용카드를 통한 금융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었다.

따라서 카드사의 마케팅은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고 금융서비스 비용을 낮추며 금융소외계층에게 금융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단순히 카드사 마케팅을 적대시 하거나 가맹점수수료 비용의 관점에서만 바라본다면 카드사의 마케팅이 주는 이와 같은 긍정적 역할을 과소평가하고 금융서비스의 질적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현재 마케팅에 관한 논의는 금융소비자들의 편익과 비용 관점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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