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의 성공학]스마트팩토리 시장 장악한 텔스타-홈멜의 비결

"한우물 대신 융·복합 최우선 기업전략이 차별화 비결"
국내대표 스마트팩토리 업체,텔스타-홈멜 임병훈 대표
독보적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생산라인 턴키 공급업체
  • 등록 2018-07-05 오전 6:00:00

    수정 2018-07-05 오전 6:00:00

[평택=이데일리 류성 산업전문기자] “우리보다 뛰어난 업체를 만나 벤처마킹을 해보려 해도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우리 회사가 걸어가는 길이 곧 업계의 이정표이고 역사가 되고 있다.”

국내 대표 스마트 팩토리 구축 전문회사인 텔스타-홈멜의 임병훈 대표는 경쟁사가 누구냐는 질문에 “경쟁사가 많은 것도 좋지 않지만 경쟁사가 없는 것은 더 큰 문제다”고 답변했다. 특히 새로운 시장에서는 치열한 기술경쟁을 통해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데 경쟁사가 없어 여의치가 않다는 게 임 대표의 설명이다.

텔스타-홈멜은 다양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들을 통합해 조립라인을 턴키로 직접 제작·공급하고 있는 국내에서 보기드문 종합 스마트팩토리 전문업체다. 일부 대기업에서 SI(시스템 통합)계열사를 통해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표방하지만 아직까지 소프트웨어 솔루션분야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스마트 팩토리 관련 업계는 크게 설비 자동화 전문업체들과 ERP(전사적자원관리),MES(제조실행시스템)등 스마트 팩토리용 솔루션 전문업체들로 나뉜다.하지만 이 두 분야를 융합해 고객이 원하는 조립라인을 턴키로 제작,공급하는 전문업체로는 텔스타-홈멜을 따라올 기업이 없다.”

임 대표는 스마트 팩토리를 턴키로 구축하려면 설비 디지털화를 구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반기술과 스마트 팩토리 운영 및 관리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두가지 완전히 서로 다른 영역을 한 업체가 모두 갖추기가 쉽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마트 팩토리를 공장자동화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명백한 오해다. 스마트 팩토리는 문자 그대로 똑똑한 공장, 경쟁력있는 공장을 의미한다.구체적으로 수요변화에 실시간 대응할 수 있는 ‘수요 맞춤형 생산 시스템’을 갖춘 공장이라고 보면된다.”

임 대표는 스마트 팩토리는 특히 생산성과 효율성 면에서 효과를 극대화시킬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예컨대 현재 대부분 기업처럼 제품 100개를 만들면 오랜 기간에 걸쳐 50개는 제값받고,나머지는 떨이로 파는 것보다,시장이 꼭 필요로 하는 10개를 제때 만들어 10개 모두 적정가로 최단시간에 완판할수 있게 하는게 스마트 팩토리가 지향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해석이다.

“사업초기부터 한우물만 파는 것은 피해왔다. 모든 산업은 융·복합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틈만나면 기존 사업에 연관된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거듭나려는 사업전략을 펴왔다.”

국내 대표 스마트팩토리 턴키 제작,공급 전문업체인 텔스타-홈멜의 임병훈 대표는 “스마트 팩토리를 공장자동화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오해다”며 “스마트 팩토리는 수요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할수 있는 ‘수요 맞춤형 생산 시스템’을 갖춘 공장이다”고 설명했다. 텔스타-홈멜 제공
임 대표는 텔스타-홈멜이 스마트 팩토리 구축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할수 있었던 비결로 기존 사업만을 고집하지 않는 ‘융·복합 최우선 기업문화’를 첫손에 꼽았다.

실제 이 회사는 80년대 사업초기 정밀측정기기 제조를 주력으로 하다 조립기계 분야로 외연을 과감하게 확대하는 전략을 폈다. 당시 측정기기 업계에서 조립기계 제조를 병행하는 업체는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두 품목은 필요로 하는 원천기술이 상이해 함께 하기가 어려운 분야로 손꼽힌다.

텔스타-홈멜은 이후 이 두 분야에서 핵심 제품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스마트 팩토리 구축사업에 있어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정밀측정기기와 조립기계 제조능력은 스마트 팩토리의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하는데 있어 필수적 기술이다.

연관 사업으로의 확대를 위해서라면 회사지분을 경쟁업체와 섞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2004년에는 측정기기 분야에서 손꼽히는 독일 홈멜에타믹사의 지분투자를 받아들여 합작법인을 설립,기술력을 높이는 전기를 마련했다. 이때 텔스타였던 사명 또한 텔스타-홈멜로 바꿨다.

이 회사가 확보하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 운영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에 관한 경쟁력은 자체 개발한 ‘LINK5’라는 일종의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으로 압축된다. LINK5는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VR(가상현실)등을 활용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한곳에 연결,구동할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스마트팩토리 생산 라인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생성 정보를 관리·분석하여 품질 및 생산성을 높이는데 활용된다.

텔스타-홈멜의 독특한 조직체계 및 운영방식에서도 융·복합화 최우선 전략을 읽을수 있다. PP라는 조직이 대표적이다. PP(Product Producer)는 스마트팩토리 구축 및 공급을 책임지는 일종의 TF팀장이다. 일반 제조업체에서는 PM(Product Manager)에 해당하지만 관리자가 아닌 스마트 팩토리를 직접 만들어내는 생산자가 되라는 의도에서 PP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20여명으로 구성된 PP그룹은 우리 회사의 핵심 부서다. PP는 스마트팩토리 프로젝트를 총책임지고 구축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면서도 기존 맡고 있는 업무는 병행한다.”

임 대표는 PP그룹에 소속된 입사 1년 이상 된 직원은 누구나 PP가 되어 프로젝트를 맡아 수행한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당 PP 1명이 업무 연관성이 있는 회사내 직원 3~4명과 협력사 직원 3~4명 등 모두 6~8명을 팀원으로 해서 공동작업을 진행한다. 수평적 조직체제로 운영되다 TF에는 PP보다 직급이 높은 직원도 팀원으로 합류하는 일이 허다하다.

연간 수주 스마트팩토리 프로젝트가 100여건에 달해 PP 1명당 연평균 5건씩 스마트팩토리 구축사업을 맡는다. 임 대표는 “매년 다양한 스마트팩토리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PP들은 정밀기기,조립기계등의 생산라인 접목기술과 이를 통제,제어하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식을 현장에서 집중적으로 습득하게 된다”며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필요한 이런 융·복합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갖춘 PP들이 회사의 핵심 자산이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융·복합 우선주의는 스마트팩토리 턴키 사업을 하는데 있어 특정 산업에 국한시키지 않고 스마트팩토리를 필요로 하는 산업 어느 곳이라도 발을 내딛는 성과를 낳고 있다.실제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은 현대·기아차등 완성차 업체와 마그나와 같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들이지만 발전 변압기,로봇, 전자산업등 스마트팩토리 수요가 있는 대부분 산업분야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업종이라도 고객사마다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다. 이들 고객사가 원하는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스마트 팩토리를 턴키로 구축해 공급,운영하려면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없이는 힘들수 밖에 없다.”

임 대표는 지난 10여년간 수많은 산업분야에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다보니 그 경험 자체가 잠재적 경쟁자들의 시장진입을 막아주는 모방할수 없는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회사가 그간 수행한 스마트팩토리 구축 건수는 500여건에 달한다. 최근들어 스마트팩토리를 짓겠다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 연간 수주 프로젝트가 100여건으로 늘었다.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텔스타-홈멜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 생산라인의 모습
최근 임 대표는 국내 로봇산업의 자존심인 현대로보틱스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사업확대의 전기를 마련했다. 회사가 로봇을 중심축으로 한 토털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고객사들에 직접 소개해 나가겠다는 전략에서다. 그간 로봇 단품판매만을 중심으로 사업하던 현대로보틱스 입장에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로 창업 31년을 맞이한 임 대표에게 지난 2005년 겪었던 쓰라린 경험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악몽으로 남아있다. 이 해 서울에서 공장확대를 위해 평택으로 회사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핵심 인력 4명이 한꺼번에 회사를 떠났다. 당시 직원이라야 30여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었기에 이 여파로 수주가 급감,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로 큰 위기를 맞았다.

임 대표는 “이 경험을 통해 직원들이 안정된 생활기반아래 지속적으로 회사를 다닐수 있으려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터를 잡는 독일의 강소기업들처럼 우리 회사도 평택의 향토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고했다.

임대표는 실제 전직원 100여명 가운데 평택 출신이 20여명에 달할 정도로 지역사회 출신을 최우선 채용하고있다. 올초에는 공장 내에 직원자녀를 위한 어린이집 문을 열고 한솔어린이보육재단에 맡겨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고객사에 공급하는 단계에서 앞으로 스마트팩토리를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사업영역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스마트팩토리 생산라인 가운데 일부를 우리가 직접 설치,운영하면서 수익을 배분하자고 제안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임 대표는 스마트팩토리를 턴키로 시공한 업체가 발주한 기업보다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게 더 효율적일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공장을 직접 운영할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에게 스마트 팩토리 위탁운영은 매력적인 상생모델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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