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美의회서 '트럼프發 무역전쟁' 작심 비판

파리기후협정 탈퇴-이란 핵 협상 파기도 '반대'
친밀함 과시하면서도..정책은 확실히 '선 긋기'
  • 등록 2018-04-26 오전 4:59:36

    수정 2018-04-26 오전 4:59:36

사진=AP연합뉴스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을 국빈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사진 오른쪽) 프랑스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연설에서 무역정책을 비롯한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이란 핵 합의 파기 압박 등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의 이른바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4일) 워싱턴포스트(WP)의 표현을 빌리자면 “서로에 대한 터치(신체 접촉)”를 멈출 줄 몰랐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드러냈지만, 정책에선 확실한 선을 그은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미국의 관세정책과 관련, “동맹국들을 대립시키는 무역 전쟁은 우리의 사명과 세계 안보에 대한 결의, 역사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고 작심한 듯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과 프랑스 경제산업부 장관을 잇따라 역임하면서 ‘경제신동’으로 불렸던 인물로, 탁월한 경제적인 감각을 가진 ‘자유무역주의자’로 잘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파기하길 원하는 이란 핵 합의에 대해서도 “프랑스는 이란 핵협정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 합의가 모든 우려를 해결하지 못할 거라 해도 그것은 사실이지만, 더 근본적인 다른 대안 없이 핵협정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나의 입장”이라고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이미 미국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정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이 다자주의 체제를 창안한 나라 중 하나다. 이를 보전하고 재창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지구가 다시 푸르러지도록 함께 노력해나가야 한다”고 재가입을 제안했다.

양 정상은 전날 각종 공개석상에서 수차례 손을 잡고 포옹을 한 데 이어 양 볼을 대는 프랑스식 ‘비주’ 인사를 나누는 등 친밀한 관계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장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양복 옷깃을 털어내는 제스쳐를 취하면서 “우리는 아주 특별한 관계다. 작은 비듬 한 조각을 털어줬는데 그를 완벽하게 만들어주고 싶다. 그는 완벽하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기자회견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윙크를 보내며 화답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을 파리로 초청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지극정성으로 대접했고, 각종 행사 때마다 서로 귓속말을 주고받는 등 친근감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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