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직주근접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집과 직장의 출퇴근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부각되며 집값이 강세를 보이는 마포구와 성동구 등 도심 인접지역에서 경매에 부쳐지는 오피스텔들은 첫 입찰에서 감정가를 넘어서는 높은 가격에 새 주인을 찾고 있다. 반면 경기·인천지역의 오피스텔 경매 물건은 최근 신규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수익률 우려로 인기가 시들해진 모습이다.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법원경매 오피스텔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9.8%을 기록해 지난 5월(낙찰가율 99.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70~80%대에 머물던 서울 오피스텔 낙찰가율은 서울 집값의 본격적인 상승세가 시작된 3월 94.3%을 시작으로 80~90%의 고공행진을 유지하고 있다. 낙찰가율이 90%를 웃도는 것은 그만큼 시세에 육박한 가격에 낙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던 물건은 구로구 구로동 근상프리즘팰리스 전용 85㎡형으로 11명의 응찰자가 참여해 감정가의 108%인 3억2611만원에 낙찰됐다.
서울 마포구 마포동 강변한신코아 오피스텔 전용 23㎡형은 첫 입찰에 부쳐져 5명이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의 108%인 1억238만원에 낙찰됐다. 마포구가 직주근접의 대표지역으로 꼽히면서 임대수요는 많지만 최근 신규 공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높은 낙찰가에 새 주인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차례 유찰로 경매에 부쳐진 성동구 성수동 아트빌딩 전용 27㎡형의 경우 7명의 응찰자가 참여해 감정가의 97%인 1억4910만원에 낙찰됐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올해 3월 이후 서울지역 경매 물건수가 10~20건에 불과해 예년에 비해 2~3배 가량 크게 줄었다”며 “도심 등 인기지역 우량 물건은 경쟁을 피하려 감정가로 시작하는 첫 경매부터 공격적인 입찰가를 써내는 투자자들로 인해 낙찰가율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 오피스텔 경매시장이 뜨거운 것과 대조적으로 경기·인천 오피스텔 경매시장은 물건 부족을 겪는 가운데서도 열기가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달 경기지역 오피스텔 낙찰가율은 78.6%로 전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인천지역 오피스텔 경매 낙찰가율도 지난달 71.5%로 전월에 비해 0.6%포인트 하락하며 지난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 선임연구원은 “경매시장에서 물건이 크게 줄어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수도권 외곽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서울 도심 오피스텔 물건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