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절벽 한국경제]⑥한국경제호, 리딩기업이 안보인다

글로벌 성장 침체·中 초고속 발전·정치적 불확실성 등 가중
美·中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최대 수출시장 수출장벽 높아
  • 등록 2016-12-05 오전 5:00:30

    수정 2016-12-05 오전 5:00:30

[이데일리 김혜미 성문재 임성영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 노트7의 판매·생산 중단을 결정함에 따라 한국 경제의 수출과 성장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일단) 전망에 고려했으나 충분히 반영했다고 볼 수는 없다. 수출이나 국내 영향이 최소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성장 전망과 관련해 갤노트7 단종 사태를 언급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결정하는 데 한 기업이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중앙은행 총재가 직접 언급한 것이다. 이날 현대자동차의 장기 파업에 따른 영향에 관해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글로벌경제의 성장 침체와 중국의 선전, 일부 기업의 품질관리 문제, 여기에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국내 대표기업들이 최악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전통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려 온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외 시장 침체..제조업 품질 이슈까지 불거져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전자와 자동차, 철강, 해운 등에서 높은 이익을 내고 국가 경제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매출을 견인했던 국내외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더 이상 고속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명실상부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가전 등에서는 올해 호실적을 냈으나 최대 매출 부문인 IM(IT&모바일) 사업부문에서 큰 손해를 봤다. ‘안드로이드 최고의 스마트폰’이라는 극찬을 받았던 갤럭시 노트7이 배터리 폭발 이슈에 휘말리면서 다른 건 몰라도 제조업에 있어서만큼은 1등이라는 자존심에 생채기를 낸 것이다. 현재까지 삼성전자가 밝힌 손실 및 예상비용만 7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며 전장 부품업체 하만 등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지만, 기업 지배구조 재편 등 과제가 산적해있다.

국내 2대 전자업체인 LG전자(066570) 역시 스마트폰 사업부인 MC사업부의 실패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전 사업부문 실적이 긍정적이긴 하지만 하이센스와 TCL, 하이얼 등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매섭다.

자동차 업계는 올해 총체적인 난관에 부딪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차(005380)는 세타II 엔진과 관련한 품질문제가 대두되고, 해외시장과 국내시장간 가격 및 서비스 차별 논란, 내부 고발자 이슈, 노조의 장기 파업 등이 겹치면서 내수시장 점유율이 설립 이후 처음으로 60%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11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5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이는 르노삼성과 한국 제너럴모터스(GM) 등 해외업체들이 약진한 데 따른 것일 뿐 현대기아차는 별다른 실익을 보지 못했다. 해외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중국에선 자국 브랜드들이 약진하고 있고, 미국 시장에서도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올해 최대 격변기를 맞이했던 조선업종은 발주 감소와 일감 부족에 따른 도크 폐쇄 우려가 여전하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경영합리화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해운업종은 업황 침체 장기화로 인한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중공업은 중동 인프라 투자 보류로 수주 목표 달성에 차질이 예상된다.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은 이들 기업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삼성과 현대차(005380), SK(034730), LG(003550), 한화(000880), 한진(002320) 등 주요 대기업들이 모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기업 총수들은 당장 오는 6일 1차 청문회에 참석해야 한다. 기업들은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일련의 수사 과정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는 물론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가 국가별로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강화시키면서 이에 따른 장벽도 높아지고 있다.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made in USA’를 부각시키며 해외 생산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를 언급하고, 무역협정 재협상 의지를 밝혀온 만큼 국내 기업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은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 지역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자국 기업 육성을 위해 국가적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반면 해외기업들의 진입 장벽을 갈수록 높이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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