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갤럭시S7 공개행사에 등장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다섯번째 연사로 등장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저커버그는 기어VR이 삼성전자와 페이스북·오큘러스의 합작품임을 강조하면서 “VR은 가장 소셜한 플랫폼”이라고 거듭 말했다.
최근 VR을 전 세계적인 화두로 띄운 주인공은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특히 하드웨어에 있어서는 더 이상 발전하거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VR시장을 선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갤럭시S7이 이전 제품과 외양상으로 큰 변화가 없었고, 기어VR과 기어360 등 VR을 부각시킨 것이 바로 그 방증이다.
2005년부터 VR에 관심 쏟아..시장 주도
삼성전자의 VR에 대한 관심은 사실 2005년부터 시작됐다. VR에 탑재되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DM; Head Mount Display)는 오른쪽과 왼쪽 눈의 역할을 해주는 카메라를 기기에 각각 탑재해 뇌가 이 영상정보를 조합하도록 하는 기술로,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피처폰을 이용한 HMD 연구를 진행했다. 실제로 휴대전화를 이용한 HMD 기술을 미국에 특허 출원했지만 당시만 해도 휴대전화의 해상도와 성능이 뛰어나지 않아 상품화되지 못했다.
|
현재까지 소니와 HTC 등이 VR기기를 내놨지만 가장 기술이 앞선 것은 역시 기어VR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C기반의 VR을 선보이던 오큘러스와 협력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기어VR’을 개발한 것”이라면서 “올해 MWC 등 대형 행사에서 최근 업체들이 VR 시뮬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는데, 대부분이 기어VR을 이용한 시연이었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콘텐츠 부족은 ‘기어360’으로 해소..기타 업체들과 협력”
삼성전자는 최근 ‘하드웨어 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무선개발실을 둘로 쪼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나섰고, 모바일 보안 플랫폼인 녹스(KNOX)와 삼성페이 등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VR에 있어서도 단순히 기기만 개발하는 회사로 남지 않겠다는 것이 삼성의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다른 관계자는 “VR시장에서 콘텐츠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기어360을 개발했다. 삼성전자가 VR 하드웨어만 개발해 페이스북에만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의 콘텐츠는 제작사나 박물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다. 소니가 콜럼비아 픽처스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것 같은 전략은 사실 쉬운 결정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
▶ 관련기사 ◀
☞[IR클럽]차 부품·IoT…포트폴리오 늘려 中시장 공략 다변화
☞[VR. 혁명인가 허상인가]ⓛ스마트폰 잇는 VR시대 온다
☞삼성전자vsLG전자, '글로벌 적과의 동침' 오픈이노베이션 경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