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계를 보면 한국과 중국이 각각 수주한 선박은 1014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1024CGT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척수로 따지면 중국은 452척으로 한국이 수주한 262척보다 72.5% 많은 선박을 수주했다. 중국 조선업체가 수주한 선박의 크기가 중소 선박에 치중돼 있다는 얘기다.
기술개발 투자가 미흡하고 설계를 외주로 받는 국내 중소조선 업계에는 위기 상황이다. 넘어야 할 산이 높고 많다. 중국과 먹거리 쟁탈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대형 조선업체와의 기술 제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현재 우리 중소 조선업체는 줄줄이 자율협약 절차를 밟아 채권단에 의존해 경영을 펼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법정관리를 면했다. 2013년 4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에 대해 채권단이 미집행한 4530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한 때문이다. 대신 STX조선해양은 사업구조를 재편해 중소형 선박 건조에 집중키로 했다. 해양플랜트, 중대형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선 등을 먹거리로 삼기 어려워졌다. 채권단 중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은 추가지원에서 손을 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성동조선은 이번 달부터 삼성중공업과 경영협력을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2010년 체결된 자율협약에 따라 2조원을 지원받았지만 경영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조선 업황이 어려움을 겪자 위탁경영을 맡아 줄 업체를 찾는 것도 녹록하지 않았다. 채권단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다른 조선사와 합병이나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의 대형 조선사들과 경쟁도 치열해진 데다 최근에는 일본의 조선업도 살아나고 있어 우리 중소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며 “현재 경영사정이 녹록지 않지만 유조선 부문은 그나마 시장이 살아있기 때문에 우리 업체들은 이들 선박을 수주하면서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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