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밀짚모자는 한 겨울에

  • 등록 2013-06-21 오전 8:20:23

    수정 2013-06-21 오전 8:20:23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버냉키 쇼크’로 코스피지수가 10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1850선에 간신히 턱걸이하면서 연중 최저치도 갈아치웠다.

미국과 중국에서 잇따라 악재가 날아들면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특히 외국인들이 이탈행렬이 불안감을 더부추겼다. 실제로 외국인은 최근 코스피시장에서 10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4조 6000억원 이상 팔아치웠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공식화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출구전략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이어지긴 하지만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단기적으론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주식시장이 더 떨어질 순 있지만 곧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 높아지고 있다. 한국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7배로 리먼사태 7.4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2000선에서 1850선까지 밀리면서 저가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은 오히려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국내 주식형펀드로도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 7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자금이 들어오면서 이 기간 유입된 자금만 1조1092억원에 이른다.

조정장을 틈타 레버리지 펀드로도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일주일 동안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펀드로만 846억원이 순유입됐다.

주식시장이 곧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얘기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다. 대내외 이슈로 국내 증시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긴 하다.

하지만 중장기 투자자에겐 최근 조정장이 한 겨울에 사는 밀짚모자가 될 수도 있다. 밀짚모자는 여름에는 품귀현상을 빚기도 하지만 한 겨울에는 싼값에다 에누리까지 덤으로 얻을수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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