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민심르포- 서울] '최대 승부처' 서울민심, 朴·文·安 누가 잡을까?

  • 등록 2012-10-28 오전 10:58:26

    수정 2012-10-28 오전 10:58:26

[이데일리 김성곤·이도형·김인경 기자]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 빅3 대선후보의 3각 전투가 격화되고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정수장학회 등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물론 야권단일화 샅바싸움도 한창이다. 대선 최대 승부처는 역시 유권자의 절반이 몰려있는 수도권이다. 특히 서울 민심에 따라 야권 단일화는 물론 대선 본선의 향배도 엇갈릴 전망이다. 이데일리는 광화문, 종로, 남대문 시장, 대학로, 노량진, 홍대앞 등 서울 주요 지역의 생생한 여론을 들어봤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자는 역시 중장년층이 많았다. 리얼미터의 지난 23~24일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경향은 그대로 나타났다. 박 후보는 50대(53.9%)와 60대 이상(62.7%)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20대(33.3%) 30대(27.5%)는 매우 저조했다.

50대 공무원인 장모씨는 “박근혜가 가장 안정감이 있다”며 “야권의 과거사 공세는 정치적 흠집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홍대앞 부근에서 건물관리 경비원으로 일하는 김덕흥(72)씨는 “우리집 애들도 박근혜를 찍지 않는다지만 박근혜는 경험도 많고 안정감이 있다”며 “아버지 시대의 문제를 모두 해결하라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주덕회(60)씨도 “문재인과 안철수는 대통령하기 싫은데 억지로 끌려나온 것 같다. 준비된 박근혜가 대통령 하는 게 맞다”며 “민주당이 자꾸 과거문제만 파는 것은 좀스럽게 정치를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홍창식(64)씨도 “주위 사람들 20여명 중 1명 빼고 모두 박근혜 지지자”라며 “이번에는 박근혜가 될 것 같다. 서울 노인층 80~90%는 박근혜를 찍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야권 지지자들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를 희망했지만 지지성향은 뚜렷하게 갈렸다. 전라도 출신으로 평생 민주당을 찍어왔다는 택시기사 박항진(52)씨는 “문재인이 듬직해도 노무현과 다를 바 없다. 확실히 이길 안철수로 단일화를 못하면 박근혜가 된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우찬수(29)씨는 “박근혜는 가장 빨리 대통령을 준비했는데 인혁당 사건 대처에서 어이가 없었다. 안철수는 호감은 가는데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만 해서 국정이 걱정된다”며 문재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영등포에 거주하는 20대 회사원 이모씨는 “현 정부에서 민주주의가 거꾸로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야권후보라면 누구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에 대한 젊은층의 거부감은 상당했다. 광화문에서 만난 회사원 신진용(31)씨도 “박근혜는 절대 안된다. 역사를 반성하는 느낌이 없다”고 지적했다. 동대문에 거주하는 20대 회사원 박모씨는 “박근혜를 지지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돌맞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선 첫 투표가 설렌다는 대학생 이승엽(22)씨도 “박근혜를 좋아한다고 하면 일단 수구꼴통이 된다”고 말했다. 박 후보로서는 수도권의 젊은층 공략이 시급한 대목이다. 아울러 팍팍해진 살림살이 탓에 대선에 대한 무관심도 적지 않았다. 남대문시장에서 갈치조림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여성은 “장사도 안되고 먹고 살기 바빠죽겠다”며 “뉴스도 잘 안 보고 지지하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민심은 지난 4.11 총선 이후 큰 변동이 없다. 10~15% 정도 여권이 열세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특히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 모두 영남에 연고를 둔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유권자가 대선의 키를 쥘 가능성이 높다. 이에따라 수도권 민심을 얻기 위한 세 후보의 경쟁도 대선이 다가올수록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친여성향으로 돌아선 대전·충청권, 최고 30%대 중반이 예상되는 야권의 PK 지지율 등 수도권을 제외한 타지역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면서도 “가변적인 것은 결국 서울이다. 인구도 많고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서울 민심을 잡아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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