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미국의 주택시장이 바닥권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하지만 집값 하락의 주범인 주택차압이 지속되고 있고, 재고 물량도 높은 수준이어서 아직은 바닥여부를 단정지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3일(현지시간) 2월 기존주택판매(계절조정)가 전년동기에 비해 4.6% 감소한 연율 472만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월에 비해선 예상 밖으로 5.1%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2003년 7월 이후 증가세가 가장 컸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의 컨센서스는 연율 445만채를 예상했었다.
◇ 2월 기존주택 판매 `예상밖 증가`..집값 하락 + 세제혜택 영향
하지만 집값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거래된 기존 주택의 평균가격은 16만5400달러로 1년전 19만5800달러에 비해 15.5%나 하락했다. 17.5%가 떨어졌던 지난 1월에 이어 하락폭이 역대 2번째로 컸다.
지난 2월중 거래된 기존주택중 차압(foreclosures)과 숏세일(short sales)과 관련된 집들이 45%나 달했다. 이를 감안하면 차압물량이 쏟아지면서 집값이 크게 하락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또 미 정부가 생애 첫 주택 매입자들에게 8000달러의 세제혜택을 주기로 결정한 영향으로 지난달 기존주택 거래의 절반 정도가 생애 첫 주택자 구입자들이 차지했다.
빌 에머슨 퀵큰 론스(Quicken Loans) 최고경영자(CEO)는 "크게 떨어진 주택가격과 낮아진 모기지 금리, 여기에다 8000달러의 세제혜택이 어우려져 생애 첫 구매자들이 주택매입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거래늘어도 집값 하락은 지속..주택시장 바닥여부는 더 지켜봐야
조수아 샤피로 MFR(Maria Fiorini Ramirez)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청산(market-clearing) 과정에선 크게 떨어진 집들이 팔릴 수 밖에 없다"며 "이같은 현상은 나쁘지는 않다"고 말한다.
샤피로는 그러나 "집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많은 주택들이 차압을 당했거나 차압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에, 집값이 앞으로도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퀵큰 론스의 에머슨 CEO 역시 2월에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재고가 줄어드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며 "재고감소가 나타난 이후에나 주택시장 회복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2월말 현재 매물로 나왔지만 팔리지 않은 주택재고량은 지금의 판매속도로 9.7개월에 달할 정도로 적지 않은 상황이다. 통상 주택시장에선 부동산중개인협회에선 통상 5~6개월 공급물량이 적당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가이 레바스 재니몽고메리스코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정부가 내놓고 있는 일련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분명히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주택시장이 안정되기 위해선 아직 갈길이 멀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