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 리포트] 없어서 못파는 440만원짜리 산삼 엑기스

  • 등록 2007-08-10 오전 8:13:40

    수정 2007-08-10 오전 8:13:40

[조선일보 제공] 산삼장어, 산삼삼계탕, 산삼화장품, 산삼배양주….

최근 들어 산삼을 이용한 고가제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산삼관련 제품이 늘어난 것은 산삼배양근이 대량 공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명공학을 이용해 수십 년 이상 된 천연 산삼의 조직을 떼어내서 유전적으로 복제한 뒤 대량 배양한 산삼의 뿌리를 말합니다.

바이오벤처 비트로시스가 판매중인 산삼 배양근 ‘엑기스골드’ 120g 한 병 가격은 440만원. 하루에 1g씩 먹을 경우 석달치 분량입니다. 지난해에는 한달 평균 50~60병 정도가 판매되다가 올 들어 100병 수준으로 시장이 커졌습니다. 일부 고객 중에는 “더 비싼 제품은 없냐”고 회사 측에 문의할 정도랍니다. 김현주 마케팅 담당 이사는 “자산 100억원대 이상 부유층이 직접 먹으려고 하거나 회사 차원에서 선물용으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충북소주는 산삼배양근 고급술 ‘휘’를 내놓고 판매 중입니다. 700㎖ 출고가격은 5만4000원. 회사 관계자는 “지난 설을 전후로 2만병이 팔려나갔다”며 “소비자들이 산삼주에 대한 관심이 예상 외로 컸다”고 말했습니다.

풀무원 건강생활의 산삼배양근이 들어간 동충하초는 건강식품업계에서 히트작 중 하나로 칩니다. 한 세트(1개월분)당 30만원으로 고가임에도 지난해 11월 출시된 이후 월평균 7000~8000세트가 팔려나갑니다. 서울의 모 백화점이 설을 맞이해서 선보인 산삼 곶감 명품세트(25만원)도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산삼배양근 삼계탕·장어세트도 시장에 나와 있습니다.

산삼은 한국인에게 만병통치약과 같은 인상을 심어줄 정도로 강력한 브랜드입니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산삼에 관한 한 효능에 대해 의심하는 이가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논란도 있습니다. 정체불명의 산삼배양근 관련 제품도 나오고 있어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산삼배양근 가루를 조금 뿌렸다는 이유로 1만원짜리 물건이 2만원짜리로 탈바꿈한 것을 봤다”며 “질 낮은 제품이 나올 경우 전체 시장이 신뢰를 얻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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