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공산업의 무서운 아이 `더그 파커`

US에어웨이 CEO 1년 만에 빅 `M&A딜`을 개시
위기의 美 항공산업 새 판 짜기의 주도세력
  • 등록 2006-12-10 오전 11:52:42

    수정 2006-12-10 오후 12:03:16

[이데일리 정원석기자] 세계 항공업계의 `새판 짜기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9.11 테러의 여파로 지난 5년 동안 적어도 손실 420억달러를 본 미국 항공업계가 인수합병(M&A)으로 새 활로를 찾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미국 항공업계는 사실상 `파산 상태`였다. 테러에 대한 공포와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등으로 국제 여행객의 수요가 감소했다. 

게다가 항공유 가격이 200% 상승하면서 만성적자에 시달려야만 했다. 10개가 넘는 항공사가 파산을 신청했고 15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조지 부시 행정부가 추진해온 외국자본 유치도, `외국자본의 미 항공사 지분인수에 반대하는`  민주당이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아 미국내 항공사간 합병이 현 난국을 타개할 유일 카드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 3위 항공사인 델타 항공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US에어웨이 최고경영자(CEO) 더그 파커의 횡보가 돋보인다고 CNN머니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6위 업체가 TOP 3 회사를 인수하나?

지난 달 15일, US에어웨이 델타항공을 8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6위 항공사인 US에어웨이가 덩치가 더 큰 델타항공을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더욱이 US에어웨이는 지난해 아메리카 웨스트가 파산보호중인 US에어웨이를 M&A해서 만든 회사이다.

파커는 작은 회사가 큰  회사를 인수해서 `덩치를 키우는`  전략을 이미 활용해 재미를 봤다.   

게다가 파커는 인수합병 후 항공사 이름을 `델타항공`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아메리카 웨스트 항공의 이름을 버리고 US에어웨이를 인수, 비용절감 등 합병효과를 톡톡히 본 경험을 되살리겠다는 심산이다. 

만약 US에어웨이의 델타항공 인수가 성공한다면 올해 마흔 다섯 살인 더그 파커는 세계 대형 항공사 CEO 반열에 서게 된다. 지난 2001년 아메리카 웨스트 CEO로 취임한 이후 6년 만에 비약적으로 성장한 셈이다.

◇`번지점프`를 즐기는 CEO 
 
더그 파커(사진)는 지난 1986년 아메리칸 항공의 재무팀에서 첫 걸음마를 뗐다. 그는 여기서 현재 아메리칸 항공 CEO인 제랄드 아르페이 등과 함께 `아메리칸 항공의 젊은 사자들`로 불렸다.

아메리칸 항공에서 성공적으로 사회진출한 이후 1991년 그는 노스웨스트 항공의 재무담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년 후 경영진에 합류했다. 당시 노스웨스트는 파산을 신청해야 할 지를 결정해야 할 형편이었다.

그는 직장을 옮기면서 “아메리칸에는 인재도 많고 조직적으로도 빈틈이 없어 내가 변화를 일으킬 여지가 별로 없다”며 “개선할 점이 많은 노스웨스트에서 능력을 펼치겠다”라고 말했다. 번지점프를 즐길 정도로 모험심이 강한 그의 스타일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회사를 파산지경에서 구한 뒤 그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아메리카 웨스트 항공 CFO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9.11 테러가 일어난 2001년 9월에 CEO에 취임했다.

◇9.11의 여파에서 살아 남다

파커는 9.11 테러로 계획됐던 2억달러의 자금유치도 백지화되면서 다급해졌다. 그는 항공 운송 안정화 위원회(ATSB)의 자금 대부와 항공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위해 백악관과 의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미국 재무부의 반대를 물리치고 아메리카 웨스트 회사지분 3분의 1을 정부에 양도하는 조건으로 ATSB 자금 3억8000만달러를 지원받게 됐다. 

아메리카 웨스트는 비용절감을 통한 요금인하 정책으로 위기를 타개했다. 부가서비스 축소와 불필요한 노선을 과감히 폐지해 저가 항공사의 이점을 백분 활용했다.

중소규모 항공사였던 아메리카 웨스트가 거대 항공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비용절감을 위해서다. 파산보호중인 회사를 인수해 똑같은 법적인 혜택를 얻자는 전략이다. 항공기 리스 비용 등 채무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파커 CEO는 “단순히 규모를 늘이기 위해 합병을 추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파산상태에 있는 회사를 인수해 법적 보호를 받으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라고 말했다.

사실 US에어웨이와 아메리카 웨스트의 조직 통합이 마무리지 되지 않아 또 다른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데는 조금 이른 감이 있다.  

◇델타 항공을 인수하기에는 아직 `첩첩산중`

US에어웨이가 델타항공을 인수하기에는 아직 많은 난관이 있다. 우선 인수대금이 올랐다. US에어웨이가 애초 제시했던 인수대금은 80억달러였다. 하지만 M&A소식이 알려진 이후 델타항공의 주가가 올라 인수비용이 87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처음 제기한 인수대금 80억달러의 90%를 시티그룹으로부터 지원 받기로 한 US에어웨이에겐 그만큼 부담이 늘어난 셈이다.

델타항공 경영진이 독자 회생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장애물이다. M&A에 대한 채무자들의 동의를 받기 위해 파커 CEO는 지난해 9월 이후 3배나 오른 US에어웨의 주식을 대가로 제시해야 할 상황이다.

항공사 노조의 반대도 넘어야 한다. 지난 5일 워싱턴 DC 인근의 옛 US에어웨이 본사에서는 합병을 반대하는 델타항공 조종사들의 반대시위가 벌어졌다. 해고 등 인력감축이 없을 것으로 발표됐지만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감독당국의 입장도 문제다. 칼리온 증권의 애널리스트인 레이 나이들은 “이 두 회사의 합병으로 남동부 해안의 항공시장의 경쟁이 제한될 전망”이라며 “규제 당국이 합병을 승인할 확률은 3~40%정도”라고 내다봤다.

더그 파커는 매우 모험적인 사업가이다. 그가 델타 항공을 성공적으로 인수하게 된다면 미국 항공산업은 주요 6대 메이저 항공사가 지배하는 구조에서 3~4개의 항공사만 살아남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그의 야심찬 구상이 실현될지 지켜볼 일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장님 제가 해냈어요!"
  • 아찔한 눈맞춤
  • 한강, 첫 공식석상
  • 박주현 '복근 여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